수(數)라는 말의 자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셈법, 헤아릴, 이치, 규칙, 도리, 예법 이런 뜻이 나온다. 지금의 우리는 수(數)라는 걸, 셈법의 도구처럼 알고 있지만 수(數)의 본래적 의미는 이치, 도리, 규칙이다.

수(數)라면 수학을 생각하고 산수와 셈법을 생각하지만 그것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또 1,2,3,4는 기호도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걸 떠나서 본래적인 수가 있다, 이를테면 수라는 것은 본연지성(本然之性)을 분(分)에 따라 나눈 것이다.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받아들이자면 수는 곧 이미지다, 있음이라는 有개념이 성립하든, 無 개념으로 치환되든 간에 이미지를 수라고 한다, 그 수는 유무(有無)를 넘나드는 개념이다, 수라는 개념은 수학 이전에 이미지다,

우주의 이미지가 되었던 사물의 이미지가 되었든, 현상적 이미지든 본질적 이미지든 간에 이미지를 이야기한다, 사물이 있는데, 거기에 변화유동하고 있는 법칙, 또 그바탕에는 항상하는 법칙성의 뭐가 있다. 무상하게 변하는 상주불면의 법칙성이 있다. 그 이미지가 수다.

사물과 그 실체성, 그 모든 것을 수라고 한다, 이름을 붙이자면 우주가 되기도 하고 하늘이 되기도 하고 땅이 되기도 하고 만물이 되기도 하고 일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이름 붙여 놓은 그 모든 것을 수라고 한다, 수는 본질적이고 본래적인 것이다,

우주의 이미지, 보이는 이미지, 안보이는 이미지, 본질적 이미지, 그 이미지에는 뭐가 있을 것이다. 현상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또 자취를 감추고 하는 이게 도대체 무얼까? 이게 만물을 만들게 되는 건데, 그게 무얼까? 그게 수라는 개념이다는 것이다, 그걸 불가의 표현으로 하게 되면 법(法)이 되고 과학이나 논리학에서는 법칙, 법칙성의 개념이다. 그게 차서(次序)에서 쓰고 있는 수(數)라는 개넘이다, 수리(數理)는 수를 응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