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에서 먼저 앞세우는 것은, 자신의 적성과 소질이다, 요컨대,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 자기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어냐? 그것이 일차 기준점이다, 그러나 실제 선택과정에 들어가면 상당한 혼선이 일어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1) 가령 적성 검사에서도 ‘언어’의 발달지수가 높게 나오고 또 글재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성을 살리는 직업으로 ‘작가’를 지망한다. 본인의 성적도 국문과에 진학할만하고 또 작가라는 직업이면 경제성도 있으니까 그것이 자기 직업으로 좋다고 선택한다고 하자, 이건 진로를 제대로 잡은 것일까?

‘글을 쓴다’ ‘글을 쓰고 싶다’고 할 때, 무슨 글을 쓰고 싶은가? 무엇을 쓰고 싶은가 하는 것이다, ‘무엇을 쓰고자 하는가?’ 이게 물어져야 한다, 글이라는 것은 표현수단일 뿐이다, 무언가를 나태내고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시를 쓰든, 소설을 쓰든, 르포를 쓰든, 신문기사를 쓰든,,,,,

왜 글을 쓰고자 하는가? 작가가 되고자 하는가? 그 이유를 물어야 한다, 글을 쓰고자 하는 자기 뜻이 무어냐 하는 것이다, 쓰고 싶은 절실한 내용도 없고, 주제도 없는데, 글재주로 글 쓴다, 그런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글재주가 있다고 문학전공을 해서,,,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다, 훌룽한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천만의 이야기다, 경제학을 해도, 물리학을 해도, 미술을 해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많다, 어떤 면에서 문학을 전공하면 오히려 자신의 세계가 좁아지고 넓은 세계를 향한 안목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 글을 쓰는 자신의 뜻이 먼저 물어져야 한다, 왜 쓰고자 하는 것인지, 무엇을 쓰고자 하는지, 거기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답이 절실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그게 그 사람 인생의 동력이 된다, 진로를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 대답이 애매하다면, 정직하지 않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글재주,,그걸 적성이라고 믿는데, 글재주는 믿을 게 못된다, 정말 해야 할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글재주는 차라리 부차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도 많다, 어린 학생들은 노벨상 작가, 인가 작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노벨상이 꿈인지, 작가가 꿈인지,, 헷갈린다, 물론 작가가 되어서 열심히 하다보니까 노벨상을 받는 거야 좋지만 노벨상이 꿈이 되고 인기가 꿈이 되면 곤란한 이야기다, 그것은 진로의 장애물일 뿐이다,

2) 그림을 잘 그린다,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림도 종류가 많다, 만화도 있고 서양화도 있고 동양화도 있고 데생도 있고 디자인도 있고,,,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그리고 싶으냐? 하는 것이다, 사진을 찍어도 그렇다, 무엇을 찍고 싶은가 하는 것이다, 그림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주제가 무어냐 하는 것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다 좋은데, 그걸 하려고 하는 자신의 뜻이 무어냐 하는 것, 그것을 하고자 하는 이유, 자신의 뜻이 무어냐? 이게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뜻도 없이 이유도 없이 쓰고 그린다,,, 그런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3)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진로교육이란 걸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직업에 자신을 끼워맞추는 조급한 선택이나 적성과 직업을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속단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차라리 아이들 내면의 소박한 뜻을 발견하고 키우는 것, 그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뜻을 키우는 것, 그게 그릇을 키우는 것이다, 이미 그릇이 안되면 무슨 직업을 선택한들 진로이탈이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팔린 인생에서 무슨 진로를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