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린다’는 말을 많이 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도 있고 또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란 말도 있다,

정신 차린다는 것, 이게 무슨 의미일까? 막상 그 의미는 모호하다, 모호하게 쓰고 있다. 국어 사전에서는 이런 정도로 이야기한다,

- 잃었던 의식을 되찾다.

- 잘못이나 실패의 원인을 알아서 뉘우치며 정신을 다잡다.

그리고 ‘‘정신이 든다’는 말도 있다, 정신이 든다는 것은 잃었던 의식이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다, 간명하게 정신이 나갔다가 돌아온다는 의미다, ‘정신이 든다’는 것은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병적인 상태에서 정신이 나간 경우를 보아도 그렇고 소위 필름이 끊어졌다는 상태에 비추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정신 차린다’는 것은 ‘정신이 든다’는 것과는 다르다, 정신차린다는 것은 그냥 정신이 드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똑바로 들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충 정신이 든 것은 정신을 차린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정신이 나갔다’ ‘정신이 든다’는 것은 감각적으로 포착이 된다, 그러나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포착이 안된다, 정신 차리기 전까지는 포착이 안 된다, 그걸 인정하지도 않는다, 정신 못 차리고 산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은 잘 산다, 열심히 산다, 잘 산다고 생각한다, 죽을 때가 다 되어 ‘헛살았다’고 한탄하는 사람들도 그 직전까지는 그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 잘 살았다’ ‘최선을 다 했다’고 했을 것이다,

<방하 한생각>게시판에서 9결(九結), 아홉 가지의 결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우리는 그 어디엔가, 하나이든 여럿이든 그것들에 빠져있다, 미혹(迷惑)되어 있다, 그게 정신 차리지 못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살지만 스스로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계산을 하고 치밀한 처세를 하기 위해서 분주하다, 다들 그 나름대로 정신 차리고 산다고 생각한다, 소위 의식적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그것을 정신차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식이 작동하고 있다고 정신을 차린 것이 아니다, 정신 똑 바로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가령 꼼수와 거짓과 조작을 위해서 머리를 굴리고 지모를 짜내고 있다면, 그것은 정신을 차린다는 것이 아니다, 제 죽을 꾀를 내는 것, 남도 망치고 자기도 망치는 의식적 활동을 놓고 정신을 차렸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