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은
개구리가 좁은 장소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이요,
여름철 벌레에게 얼음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은
그 벌레가 살고 있는 한 계절에만 얽매여 있기 때문이요,
견식이 좁은 사람에게 도(道)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상식적인 가르침에만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자莊子 외편(外篇)에 나오는 구절이다.
우리나라 만큼 교육열이 높은 곳도 드물고,
우리만큼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교육현실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교육을 둘러싸고 많은 관심과 주장들,
그리고 여러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마당에,
이 구절을 새겨보게 되는 것은
진정 사고의 출발부터 새로워지지 않고는
어떤 대안도 가능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자식들 공부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시켜왔었으며,
지금은 대학입시 위주의 공교육과 사교육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출세와 안정된 직장을 구하는 수단으로써의
지식교육을 경험해 왔고,
편향된 가치관과 성적으로 경쟁하고 차별하는 처세를 배워왔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나누는 만남을 익히지 못했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능력을 인정해 주고
꽃피워 주는 교육을 만나지 못했다.

요즈음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 경제의 위기와 사회의 동요는 바로
우리들 스스로가 자초한 일임을 뼈아프게 알아야 한다.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을 해야만 한다.
단순한 경제위기의 탈출과 산업구조조정을 뛰어넘어
사회 전반의 새로운 체계구축과 인간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의 역할과 책임이 실로 무겁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게 교육이 우뚝한 모습으로
사회의 중심기능을 할 수 있기를 요구받고 있다.

한말의 격변기,
조선의 운명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던 시절에도
일제의 그 암울한 시기,
도저히 해방의 그날이 올 것 같지 않던 시기에도
교육은 희망이었다,
언제나 교육에서 희망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