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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비죵의 밀레
필자는 미술도 잘 모르고 미술사에 대한 별 식견도 없다. 그러나 언젠가 덕수궁에서 ‘밀레전’을 본 적이 있었는데, 바르비종 시대를 전후한 확연한 차이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르비죵에 정착한 이후의 밀레의 그림에서는 분명히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져 있다는 것, 자기 눈을 찾았다는 것, 말하자면 젊은 시절의 거품과 허영이 빠지고 출세의 야망이 거두어지면서 자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 비로소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그런 느낌..... 그것은 밀레의 그림 솜씨가 좋아져서도 아니고 기법이 나아져서도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를 짓눌러온, 어떤 면에서 스스로가 자초한 것인데 허영과 가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기 눈이 생기고 자기 고유한 목소리를 되찾고 자기 색깔이 나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말 무얼 배워야 하는 것일까? 무슨 공부를 해야하는 것일까? 새로운 이론을 배우고 기법을 배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차라리 허영과 가식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런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를 억압하고 있는 외재적 가치들로부터 그리고 우리의 허영과 가식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우리도 눈을 뜰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인성교육이란 것, 그래서 중요한 것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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