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의 퇴행성

유치원생이 되면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기본이다, 영어도 가르치고 독서교실도 보내고 각종 학습지로 공부를 시킨다, 초등생, 중등생의 선행학습은 거의 필수과정 처럼 되어 있다, 

그런데 유치원생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 어떻게 될까? 가령 ‘기차’라는 단어를 읽고 ‘길다’라는 단어를 외우고 쓴다면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기차’라는 단어를 외우고 ‘길다’라는 단어를 보고 외울 때가 아니다, 기차를 봐야지 ‘기차’라는 글자를 외울 때가 아니다, ‘긴 것’이 어떤 것인지 봐야 할 때이지 ‘길다’는 글자를 보고 외울 때가 아니다, 사물을 제대로 보기 전에, 글자를 먼저 익히면 사물에 대한 감수성, 상상력, 인식능력을 죽이게 된다, 

가령 ‘기차는 길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 기차는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고 사람이 타는 것도 있고 화물을 싣는 것도 있다, 그 모든 것을 ‘기차’라는 삭막한 단어 하나로 때려 잡는다, 그리고 ‘길다’는 단어 하나로 때려 잡는다, 얼마나 무모한가? 그러니까 적령기가 되기전에 문자 학습,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아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 잘 하는 아이를 만들지 못한다,

  학습지 같은 것도 그렇다, 아이들의 상상력, 창의력, 사고력을 죽인다, 아이들이 학습지의 틀에 길들여지면서, 유치한 정답에 길들여지면서, 생각능력이 황폐하게 되어간다, 맞았다 틀렸다, O X의 표준만 남고 자신의 생각은 전부 제거되기 때문이다, 
최근 선행학습의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조사결과가 가끔 발표되고 있다, 실제 그만한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선행학습이란 게, 미리 교과과정을 한번 구경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인데, 사실상 학원강사의 문제풀이를 구경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그것이 스스로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의 자생력을 죽이면서 성적에서도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학원에서 조차도 자생력이 있는 - 스스로 자습을 충실히 하는 10%정도만 학원의 효과를 보는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