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속적 의미의 자아실현이란 것은, 이른바 출세를 해서 권세를 누리거나 재력이 상당하거나 또는 이름을 떨치거나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세상에서 좀 행세를 하는 것, ‘나’라고 큰 소리칠만한 정도가 되는 걸 ‘자아실현’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사실 ‘자아실현’이 아니다, 자기 욕망의 실현이지 자아의 실현이 아니다. 그것은 소유욕의 실현이지, 자기라는 인간의 실현, 인격적 실현은 아니기 때문이다,

(2) 자아실현과 관련해서 매슬로의 욕구단계설(Maslow's hierarchy of needs)을 많이 인용한다, 자아실현의 욕구란, 자기를 계속 발전하게 하고자하는 성장욕구, 가치 있는 삶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다, 우주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배워서 알고 이해하려는 지적 욕구, 심미적 욕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요컨대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자아를 완성시키려는 욕구다.

(3)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가치있는 삶’이라고 할 때, 삶의 가치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 세상속에서의 나의 가치, 사회 속에서의 나의 가치일 것이다, 그러니까 사회성의 실현, 이것이 가치다, 사회성이 없는 가치는 가치로서 성립하지 않는다, 사회성이 없다면 생산성이란 것도 성립하지 않는다, 그것을 떠나서는 삶의 가치를 말할 수 없다.

그러면 다시 이렇게 물어보자,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한 ‘자아완성’이란 무엇일까? 자아개발의 종착점은 무엇일까? 개성과 사회성이 합치되는 지점이다, 비유하자면 지구의 자전(自轉)과 공전(公轉)이 통일이 되어있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아는 안정할 수 없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아완성이란 것은 ‘사회적 자아’의 형성에 다름 아니다, 그에 이르기까지는 자아완성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매슬로우에서 ‘사회적 자아’의 개념은 없다,

다른 심리학자나 사회학자들도 ‘사회화된 자아’ ‘자아의 사회’를 말하지 ‘사회적 자아’를 말하지 않는다, ‘자아’의 실체성에 근거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4) 그런데 자아의 발전 연장선상에서 ‘사회적 자아’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일까? 자아가 사회화되는 과정과 훈련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사회적 자아에 이를 수 있는 것일까? 달리 말하면 처음에는 이기적 자아일 뿐이었는데, 학습을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자아로 발달해갈 수 있는 것일까? 없는 사회성이 길러지고 양육되면서 사회적 자아가 형성되는 것일까?

바로 이점이 서양철학과 동양학의 결정적 차이인데, 가령 불가의 경우 ‘자아’라는 개념 자첵가 무명(無明)의 소산으로 본다. 그러니까 아(我)라는 개념을 깨트리지 못하면 무명의 역사일 뿐이다, 거기에 시간이 흐흔다고 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아(我)를 깨트리는 각성에서 성(性)을 회복한다.

그리고 우주의 진리, 시원은 대승(大乘)이다, 본래가 대승이었으니까 대승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이지 본래는 대승이 아니었는데 대승으로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본래가 사회성이었으니까 사회성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본래는 이기적인데 사회성을 습득한다,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다,

사회적 자아도 그렇다, 이기적 자아가 점점 발달해서 자아완성으로 가고 그 연장 선상에서 사회적 자아의 형성에 이른다, 그런 것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