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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객체(3)] 자연, 인간과 하나인가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 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라하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 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하네 이 글은 고려말 나옹선사의 글이라고 하기도 하고, 중국의 어느 선인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절간이 아니라도 여기 저기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글귀다. 그런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 시대의 자연에 대한 사고방식이, 자연을 대하는 방식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산과 바다, 생물과 무생물의 자연을 오로지 인간의 육체적-물질적 욕망충족을 위한 소유와 개발, 거래와 소비의 대상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사고방식에서 자연은 자연이고 인간은 인간일 뿐이다. 아무런 말을 할 줄 모르는 청산과 창공, 강과 바다, 매화, 난초, 국화, 소나무같은 초목조차도 말을 하는 존재로, 우리 인간을 가르치는 또 다른 인간으로, 더 나아가 스승으로 섬기는 자연관은 우스울 따름이다. 그러나 때때로 자연을 보는 선인들의 가르침이 옳다고 여기기도 하니 혼란과 번뇌가 따로 없다. 잠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자연과 인간이라는 구분 그 자체가 허황되기도 한다. 청산의 맑은 기운을 안고 있는 창공을 한 호흡 들이키면 들이킨 청산과 창공은 자연인가, 나인가 ? 밥상에 오른 쌀과 채소, 생선은 입 속에 들어가면 자연인가, 인간인가 ? 내 몸 속에 들어온 태양의 온기와 별빛과 달빛은 또 무엇인가 ? 내 몸에서 나간 것은 나인가, 자연인가 ? 내 몸 밖의 자연은 내 몸으로 들어오면 이미 ‘나’라는 인간의 일부가 되니 나의 일부가 내 몸 밖으로 나가면, 과거의 ‘나’요, 자연의 일부가 된다. 그것은 또한 돌고 돌아 내 안으로 들어오니 자연이라 해도 미래의 ‘나’다. 그리하여 내 몸뚱이를 남김없이 자연이 키운 것이요, 죽으면 남김없이 자연으로 돌아간다. ‘나’라는 존재가 산천이 아니고, 산천이 ‘나’는 아니지만, 인간 속에 자연이 있고, 자연 속에 숳한 인간이 있다. 자연이란 잠시도 쉼없이 인간이 되었다가, 인간 속에 머물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니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우리 인간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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