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른바 세 가지 기본 경제문제(2):생산 주체와 단위 설정의 문제
모든 인간과 사회는 일차적으로 ‘생존’을 위해서 ‘소비’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라 우선 ‘물질적 재화 생산’ 혹은 관련된 일정한 ‘서비스의 생산’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타당하다. 그런데 여기서 일차적으로 짚어보아야 할 것은 ‘무엇을(/얼마나), 어떻게,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고민하고, 결정하는 ‘경제 주체’를 무엇으로 설정하는가, 그러한 설정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런 설정의 결과는 무엇인가, 그러한 설정이 얼마나 타당한가 등이다. 앞서의 몇 가지 경제문헌에서 보듯이 지금까지 주류의 경제학이 가장 중요한 주체로 제기해 왔던 것은 ‘국가’나 ‘체제’였으며, 이것은 ‘사회’, 혹은 ‘경제사회’, ‘경제조직’과 엄격히 구분되지 않고 혼용되어 왔다. 생산의 세 가지 문제를 푸는 방식이 기본적으로 시장에 의존하면 그것을 시장경제체제/국가라 하고, 계획에 의존하면 계획경제체제/국가라 칭했다. 그 이전의 전근대적인 체제는 전통이나 관습에 의존하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 경제학 혹은 사회과학이 자본주의 경제학/사회과학으로 구체화되어, 경제주체의 설정 또한 계획경제와 구분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주체를 설정한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정부와 가계와 기업이라는 세 경제주체로 정식화되어 있다. ‘시장’을 매개로 이 세 주체에 의해 경제의 기본문제가 인류역사상 가장 훌륭하게 해결된다는 것이다. 두 주체 중에서 ‘가계’는 기업에 종속되어 있고, 중심적인 경제주체는 정부와 기업이 된다. 우리 시대의 가장 사활적인 사회/경제문제 중 하나인 ‘일자리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의 능력이나 기업/시장의 능력은 만성적인 일자리 문제를 놓고 볼 때 한계가 분명하다. 그러면서 그 많은 짐은 점점 지방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오고 있다. 특정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는 그 나름대로 지방의 기업에 의존하면서도 대학에 의존하고, 각종 사회단체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개인에게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공해 달라 하거나, 지원할테니 제발 ‘1인 기업’ 많이 만들어 달라고 호소한다. 그리고 일자리 문제를 정부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 이것은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도 하지 않으며, 책임을 국민 개개인에게 전가하는 면과 실제적인 능력의 한계를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이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가’라는 기본 과제는 ‘모든 사회’, ‘중앙정부’의 공통적인 과제이면서, 동시에 지방정부/자치단체, 모든 가정, 기업, 사회조직, 모든 개인의 과제가 되었다. 사실은 ‘생산의 문제’에 직면하는 주체의 단위가 자본주의 초기부터 그렇게 단순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 ‘정부와 시장’, 그 중에서도 ‘작은 정부-큰 시장’, ‘큰 정부-작은 시장’의 틀에 실제 현실을 비실제적으로 가두어 두었다가 그 한계에 이르렀다. 이제 기성의 이론틀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재화와 서비스 생산 주체’를 보면, 더욱 더 다양하고 풍부하다. 기능별로는 농민, 어민, 축산업자, 광업회사, 제조업체, 건설업체, 은행, 식당, 학교/학원, 병원, 언론사, 통신업체, 유통업체, 운수업체, 사회단체, 종교단체, 지방정부, 중앙정부(입법/행정/사법부) 등등으로 대단히 다종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기본적인 범주로는 ‘개인과 사회조직’으로 단순화, 추상화할 수 있지만, 그 개인도, 사회조직도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생존’의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 존재들이다. 여기에는 이미 도대체 ‘생산’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마땅히 ‘생산’이라 할 수 있는가, 생산 주체, 사람의 '출산'은 ‘생산의 문제’가 아닌가 등의 문제를 비롯하여 또 다른 숳한 의문거리와 이론적 과제를 내포하고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