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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세 가지 기본경제문제(8):생산방법의 재론(2)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에 이은 원자력발전소의 초대형 사고는 그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전력 생산의 사회적 방식이 또 한번 놀라움과 탄식을 안겨 주었다. 사상 최초의 원폭 피해국가가 중심적 기간산업체이자 고위험사업체인 원자력발전소를 도꾜전력이라는 민간업체에 맡겨 둔 것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법으로 보장된 사기업체에 일본열도, 나아가 동아시아의 생명이 걸려있고, 미국의 운명이 걸려있는 것이다. 사기업에 의존하여 정확한 정보 보고조차 되지 않고, 허둥대다 최악의 시행착오를 겪어대는 일본을 향해 미국 언론은 지금이라도 도쿄전력을 국유화하고 임원진에게 관리책임을 물어 몰아내지 않는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생산의 방법은 그 기술적 방법과 별개로 그 사회적 방법 또한 중요하다. 기술적 방법이 생산의 사회적 방법,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반대로 사회적 방법이 기술적 방법에 제약을 가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두 가지 방법은 함께 이해되어야 하고,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시대에 오랜 동안 오늘날 생산의 사회적 방식을 규정하는 소유/경영제도와 관련한 논란은 사적 소유/경영과 국가소유/경영을 놓고 벌어져 왔다. 고대 서양에서 최선의 소유-이용제도와 관련하여 사적 소유-사적 이용, 사적 소유-공적 이용, 공적 소유-사적 이용, 공적 소유-공적 이용을 놓고 벌인 논란에 비추어 보면, 고대 이래 이 문제는 아직 답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오늘날에는 논란의 폭이 오히려 더 편협하기도 하다. 오늘날 사기업체는 규모가 크고, 주식회사 형태를 취하는 경우에는 자본/소유의 사회화가 진전되어 사실상 사적 소유가 아니라 사회적 소유 기업이다. 노동 또한 사적, 자기 노동이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집단적 노동 형태를 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소액주주의 편협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 더욱이 불법, 부당한 방식으로 추구하는 경우에는 사업체 내부 자본가-경영자와 노동자간, 사업체와 사회간 현실적-잠재적 갈등은 재생산된다. 그리고 이러한 소유-경영이 제도적, 정치적으로 옹호되는 경우, 문제의 성격 또한 사적-경제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정치적 문제가 된다. 광범위한 공공부문의 국영기업, 공기업의 경우(경제학 교과서는 이 주제를 거의 다루지 않아서, 행정학의 전유물이 되어 있다), 여전히 문제는 만만치 않다.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국영-공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기업은 인사권자가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이 된다. 선거를 통해 승리한 정당이 정부나 지자체를 책임지는 정당정부 체제에서 공공기관은 전리품과 같이 논공행상의 대상으로 전락하여,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된다. 인사와 별개로, 경영과정에서 불합리한 거품 공약을 이행하는 수단이 되는 경우의 공기업은 거대한 부채덩이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 과정의 비리가 사회 공론화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구성원의 입을 막기 위해 부채 투성이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잔치가 벌어진다. 공기업의 공공성은 사라지고 공기업도, 사기업도 아닌 ‘좀비 기업’이 되어 간다. 한국의 경우 각종 공공개발사업을 수행하는 토지개발공사나 수자원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한국이나 전세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 그 자체가 이런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이름이 사기업-공기업이라거나, 공공부문-민간부문이라거나 그 주체인 인간이 불합리한 사익에 집착하는 한, 공기업의 공적 생산도 사적 생산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그것은 동시에 사기업, 공기업과 공기업 관리자인 정부, 지자체와 연관하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뒤집어 보면, 민간 사기업이라도 그 주체가 사회성을 갖는 경우에는 사회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흔하지 않게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이나 내실을 제대로 갗춘 ‘사회적 기업’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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