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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로 구성의 오류 극복 ?-잇는 글
“악의 뿌리가 되는 탐욕은/ 비뚤어지고 해로운 몹쓸 악덕으로서/ 방탕이라고 하는 고상한 죄악에/종노릇을 하게 되었으니/사치는 가난뱅이 백만에 일자리를 주었고/얄미운 오만은 또 다른 백만을 먹여 살렸다/...주인과 임금과 가난뱅이를 속여/돈을 있는대로 긁어 모은 놈이/감히 목청을 높여 외쳤다/속임수로 가득한 이 땅은 가라 앉아야 하리라/그런데 설교하는 저 놈은 도대체 누구를 꾸짖는다는 것이냐/양가죽을 염소가죽이라며 팔았던 장갑장수가 아니더냐” 이 글은 오늘날의 시장경제, 시장사회의 위선을 통렬하게 꾸짖으며 진실을 드러내는 글로 읽힌다. 그런데 실은 아담 스미쓰보다 약 50년 전 ‘중상주의’ 시대에 영국에서 의사로 살았던 버나드 맨드빌(1670-1733)이 쓴 [벌꿀의 우화:개인의 악덕, 공공의 이익 The Fable of Bees or, Private Vices, Publick benefits]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신대륙 발견’ 이후 근대 서구적 ‘시장경제’가 세계화되어 가면서, 경제가 ‘발전’하는 반면 도덕이 무너지고 있지만, 아직 금욕과 이타주의를 미덕이라 가르치는 교회가 사회의 지배적 기구의 하나인 시대에 이런 글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런 경제의 사회도덕적 혼란 속에 ‘영어로 쓴 책 가운데 가장 사악하고 가장 재치있는 책’이라 평가받은 이 책에 도전해서 철학자 아담 스미쓰는 [도덕감정론]이란 철학 저서에 이어 [국부론]이라는 책을 냈다. 시장의 탐욕과 위선, 무질서에 대한 불안을 상당히 잠재울만한 인간 존재론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러나 21세기 초에 이르는 세계적 대호황과 뒤를 이은 대불황은 18세기 영국 맨드빌의 글이 오늘날의 글처럼 보일 정도로, 인간의 ‘도덕감정’이 얼마나 허약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부유층의 낭비, 사치를 옹호하고, 저축을 악덕이라 해야 할 만큼 사회경제적 구성의 오류가 얼마나 심각한지, 사익과 공익을 조화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충분히 보여 주었다(무너진 사회주의 정치경제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에서 이미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는 ‘사회적 경제’ 모델도 국내에도 수입되어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사회적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활사업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등 유형의 사업체를 두고 영리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거나, 사적 영리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며, 이를 뭉뚱그려 ‘사회적경제’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원론적으로는 말하자면 ‘사회적경제’란 ‘개인적경제’에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 욕망 추구의 경제, 개인적 합리성에 기초한 사익 추구가 낳는 일국적, 국제적 수준에서 다양한 내적 모순과 갈등을 낳는 사회경제적 구성의 오류를 극복하는 경제여야 한다. 개인과 가족의 일상생활 자체가 이미 매우 긴밀한 국제적 거래 속에서만 영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경우에 ‘사회적경제’는 한 나라 안에서 또 다른 형태의 사익 추구 경제 모형이요, 또 다른 형태의 관제 통치경제의 일부를 이루고 있으며, 국제적 수준의 사회적 경제는 진짜거나 가짜거나 아예 찾아보기 힘들다. 문제는 관념상으로나 현실적으로 ‘개인과 사회’가 분열되어 있다는 것 자체다. ‘사회 속 개인들’이 사익을 추구하고,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 초래하는 모순과 갈등을 직시하고 ‘사회적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개인’으로 진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구성의 오류를 낳는 ‘개인적 합리성’이라는 욕망 실현의 도구적 합리성을 넘어서 개별 경제 주체가 ‘사회적 동물’에 걸맞는 ‘사회적 이성’의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담 스미쓰 [도덕감정론]의 인간 존재론부터 재검토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맨드빌이 18세기 무너지는 중세와 일어서는 신시대 속에서 영국사회를 꿀벌의 사회라 칭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오늘날 생물학계 연구 성과에 의하면, 인간은 꿀벌, 개미와 함께 지상의 동물 중에서 자기 종족 내부에서 대규모 살상전쟁을 일으키는 희귀종족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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