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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위기와 일자리 대란(5):사활 건 정부개입 효과
진행되고 있는 경제공황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는서 나름대로 사활을 건 사상초유의 정책 개입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하 경제공황의 성격에 대한 진단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동시에 정책 개입의 시기, 수단, 강도 등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현상황이 심각하지만 절대 1929년 대공황처럼 전행되지는 않으리라는 낙관론이 미국 내외에서 지배적이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비관론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부 개입의 대표적 유형 중 통화정책으로서 미국은 부실금융기관 국유화 등에 이어 중앙은행(FRB)가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은 제로금리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꺼냈다. 그것도 모자라 중앙은행이 직접 채권을 매입해서 돈을 푸는 정책까지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자의 입장으로는 금리가 이렇게 낮으면 가계대출로 소비가 늘어나고 기업대출로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상황은 악화일로다. 케인즈가 주장하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이다. 그러나 금융거품은 대공황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은 명백하고 치유도 쉽지 않다. 엊그제 전미경제학회에서는 “현재 금융위기는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강력한 주장이 제기된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대공황 당시의 실업율 25%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13%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다른 남은 정부 개입 수단으로 재정정책을 놓고 미국 내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케인지안측은 몇 조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제2의 대공황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유주의적인 공화당측은 재정적자 심화를 우려하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반대한다. 오바마 당선자측은 7천 6백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그나마 공화당측입장을 고려하여 3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도 고려하고 있다. 금융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적 경기부양책을 쓰기 힘든 것은 이미 이라크 전쟁 등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1929년 대공황과 다른 악조건이다. 재정의 규모가 적을수록 경기부양의 효과는 적을 것이고, 규모가 클수록 일정한 효과는 있겠지만 국가재정은 취약해지고, 그 만큼의 세계적 달러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암울한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중앙은행은 지난 연말 기준금리를 3%까지 내렸고, 경제계의 추가 인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불경기에 금리를 내리는 것은 기업이나 가계 입장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을 안고 있다. 금리를 내릴수록 은행에 돈은 들어오지 않고, 은행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어 국내 거의 전은행들이 점점 더 부도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미 경기 악화에 따라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점점 누적되고 정부의 강요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을 하지 못해 경제전반의 ‘돈맥경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은행금리 인하로 다른 나라와 차이가 적을수록 달러가 들어오지 않고 국내에 투자된 달러도 빠져 나가니 외환보유고 감소로 외환위기의 위험이 점점 더 커진다. 한미 통화교환(스왑) 기한은 다가오고, 경제위기가 진행될수록 은행권의 일본 엔 상환압박은 강해지는 등 국가부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비상경제정부를 내걸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제 4년간 50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녹색뉴딜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은 대운하 사업 의구심도 강하고 대부분이 건설부문의 일시적 일자리 창출에 치우친다는 비판이 이미 나왔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IMF 사태 이후 누적되어 온 국가재정적자가 더 커지게 된다. 여기다가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로 인해 부도 위기에 몰린 부실건설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없이 이런 사업이 진행되어 효과도 적고 건설업-금융업의 동반부실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더 큰 국가경제 위기, 일자리 대란을 예비하는 것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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