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세상이 목적이고 세상은 사람이 목적이다.
일은 사람과 세상을 동시 목적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사람을
특정한 사회체제에 두드려 맞추려해서도 안된다.
그렇게 되면 전체주의로 간다,
반대로 사람의 편의중심으로 사회체제를 가져가려 하면
개인주의의 극단으로 간다,
거기에서 일은 없다,
사람과 세상을 동시목적적으로 갖고 있지 않다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주관성에서 일을 끌어낸다는 것은
인연에 어두운 것이다. 인과에 어둡다고 한다,
존재로부터 자기 목적을 끌어냈는데
그 목적을 자기 것으로 하는 과정,
합리성을 일구어내는 과정에 실패한다.

가령 인간의 자유를 목적으로 하면서
세상의 합법칙적 질서와 충돌하는 경우,
인간의 자유는 성취될 수 없다.
사람과 세상, 존재와 세계의 소통에 실패한다.

사람과 세상(존재와 세계)이 상호목적적이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투신성이다,
존재의 보편적 상호연관적 질서체계(=세계)에로의 투신성이다,
존재와 세계가 소통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에 대한 투신성이다,

존재가 존재를 고민하는 그 순간부터
존재가 세계를 마주하는 그 순간부터 일은 시작된 것이다.
사람--세상-일은 처음부터 같이 간다.
고민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현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능태의 문제이지만 고민한다는 것, 그 속에 일이 있다.

존재와 세계가 맞지 않는 것을 고치는데서 일은 시작한다.
존재가 더욱 존재다워지고 마주치는 부분이 커지면서
현실태의 문제로 드러난다.
그럴 때 통상적으로 일로 받아들이는데
실제 일은 그 밑에서부터 첫 출발에서부터 일은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