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은 갔다.
흥청망청 하던 시절은 갔다.
환경생태의 위기가 이미 한계점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세계경제위기는 아직 바닥이 보이지 않는데
다시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덮치고 있다.
가히 총체적 위기다.
이제 안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한 날 한 시도 방심할 수 없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앞으로의 시절은,
조금 더 똑똑하고 조금 더 뛰어나는
그런 정도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알곡만 거두어들이는 시절,
우리는 어쩌면 위인으로 칭송되던
그 사람들과도 같은 독자적, 독립적 인격체로서의
자기를 건립하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불가능할 지 모른다.
예컨대 슈바이쩌와 같은 생각으로
페스탈로치와 같은 자세로
자기 삶과 자기 현장에 임하지 않으면
내일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제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절이지 인간은 그냥 사라진다’ .
사람 된 자만이 살아남는 시절,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사람,
몸뚱아리에서부터, 사고방식도 행동 양식까지
오로지 사람다움을 간직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절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인간은
그냥 파도에 휩쓸려 가듯이 쓸려간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정말 꿈 깨자.
뭘 해먹고 살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허둥대고 잔머리 굴린다고 살 길이 나오지 않는다.
정말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자 해도 그냥 비워지는 것이 아니다.

슈바이처와 같은 삶을 살면 마음을 비운 삶이다.
자기 직분에 충실하고 삶의 현장에 혈혈단신으로 투신하는 삶,
그래서 아프리카 밀림을 헤메면서 의료활동에 생을 걸었다,
그것이 마음을 비운 삶이다,

페스탈로치의 삶도 그렇다.
그가 길바닥의 유리쪼각을 줍고
교육 못받는 평민들의 자녀들들을 교육시키면서
국민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었던 것도 마챁가지다,
자신의 삶과 현장에 투신했던 그 모습 다를 바 없다.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터를 누비면서 간호에 투신했던
나이팅게일도 그점에서 다를 바 없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알곡만 거두어들이는 시절,
그런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다,
자기 직책과 직분을 잃지 않고 혈혈단신 투신하는 용기,
불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그런 용기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돈 되는 일을 애타게 찾기만
그런 용기가 없으면 돈도 안된다는 그 말이다,
간명하게 말하자,
이제는 위인과 같은 우리가 봤던
위인과 같은 삶을 살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절이다.

그래서 산림, 방하 산림을 말하고 있다,
역사 속에서 ‘산림(山林)’을 말하는 시절이 있었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학식과 덕망은 출중하지만 세속에 욕심이 없고
달리 표현하면 마음을 비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삶에, 자기 삶의 원칙에,
자기 삶의 현장에, 그렇게 투신한 사람들,
그 사람들의 역사, 그 저력과 의범을 본받자
이런 뜻에서 ‘산림(山林)’을 말하고 있다.
우리 각자 제 자리에서 우뚝하게 서는 것, 그것이 산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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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고 ) 이 글은 [유상의 깐깐 토크] <방하 산림(放下 山林)>
2009년6월15일자 방송 중에서 담당자의 동의를 얻어
녹취교열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