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 보이는 세게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로

a) 지난 3월30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강입자가속기(LHC)에서 7테라전자볼트로 양성자 빔을 충돌시키는 데 성공했음을 발표했다. 이 실험의 데이터에 대한 분석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그 주안점을 두 가지다.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Higgs Boson)의 존재에 대한 검출과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규명이다.

b) 힉스입자의 발견 여부는 과학사에서 획기적 의미를 갖는다. 현대 물리학이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표존모델은, 6종류의 쿼크와 6종류의 경입자, 힘을 매개하는 4가지 입자, 그리고 힉스입자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힉스입자만이 지금까지 존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LHC 실험을 통해 힉스입자가 확인되면 표준모델이 최종 검증된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실험에서 우주의 25%와 70%를 차지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규명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말하자면 과학이 보이는 세게로부터 보이지 않는 세게로 진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5%의 보이는 세계를 상대로 했지만 암흑물질이 검증되면 95%의 보이지 않는 세계로 진입한다, 

(* 참고) 힉스입자는 입자의 질량을 결정하는 입자로 빅뱅 직후 존재하다가 질량을 갖게 하는 특성을 다른 입자에 남기고 영원히 모습을 감췄다.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을 통해 빅뱅이 재현되는 순간 검출기에 나타나는 파편 등의 궤적을 통해 힉스입자가 생성됐는지 확인하게 된다. 이 힉스입자가 발견되면 이 세상 모든 물질이 질량을 갖게 된 이유가 밝혀지는 것으로 물리학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c) 아직 실험결과를 알 수 없지만, 또 이번 실험이 실패해도 다시 14테라볼트의 실험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힉스입자의 검출과 암흑물질의 검증을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물리학계의 성과를 본다면, 이론적 모델이 나오고 뒤이어 검증에 성공한 전례에 비추어 볼 때, 가령 쿼크이론들도 입증에 성공한 것 처럼, 이번 실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힉스입자나 앙흑물질에 대한 이론적 정비는 이미 되어 있는 상태이고 그 이론들이 입증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14테라볼트 실험까지 간다면 그 성공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 여기서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다소 비약이 있겠지만 인문학적 추리를 해보자면 이렇다, 과학이 보이는 세계, 5%의 세계로부터 95%의 보이지 않는 세계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 것,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을 여는 단서가 힉스입자와 암흑물질의 검출에 있다는 점이다, 만약 실험이 성공할 경우, 철학에서도 종교 신학에서도 동력에너지 차원에서 인류사의 획기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제까지 보이는 5%의 세계는 세계의 실상아 아니다, 나노의 세계, 그것이 결국 보이는 세계의 끝인데 이제 나노의 세계를 넘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의 입자’가 검증 되면 신적 창조론도, 신의 개입이 없는 원리론으로 대체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가 올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또 철학사적으로, 이른바 물질과 의식에 대한 상호연관론에 대한 해명이 빈약한 바이지만 이점에서도 의식은 (물질과는 다른) 또 다른 물질, 암흑물질에 상당하는 또다른 물질로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물론 유물론이란 것은 보이는 물질에 근거한 것이므로 정리될 수 밖에 없고 관념론도 의삭의 실체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에 정리 될지 모른다. 그러니까 관념론과 유물론을 동시에 넘어서는 새로운 철학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그리고 철학사적으로 동서개념을 넘어서 통합적 지향이 가능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다소 거친 비유지만, 동양철학의 空, 無라는 개념은 이미 블랙홀에 상당하는 개념으로 파악이 진행되고 있고 힉스입자도 태극개념에 상당한 개념으로 비견할 수 있기 때문에, 동양학의 태극론, 음양오행론들도 재조명되면서 보이는 세계에서는 동서가 대립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로 진입함에 있어서는 동서가 통합될 수 있는, 그런 변화도 추정해볼 수 있다, 

e) 끝으로 암흑물질의 검출은 동력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문명사적 대전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힉스입자의 검출과 암흑물질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면 강입자가속기(LHC)의 역할은 끝난다, 그러면 암흑물질의 동력화가 그 다음 과제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사의 전환은 동력원에 따라서 문명사적 전환을 했는데, 근대문명의 동력은 증기, 전기, 핵, 풍력, 태양에너지까지 왔지만, 친환경에너지라는 것도 보이는 세계, 5%의 세계에 의존하는 것일 뿐이며 암흑물질의 동력화로 넘어간다면 그야말로 문명사적 대전환은 불가피해진다. 

(참고) 이글은 물리학에 전문적 식견이 없이 인문학적 상상력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성급한 추론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 있지만, 문명사적 전환의 기미를 살피는데 있어서 최근 물리학적 성과를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고 그런 면으로 관심을 환기하는데 다소간의 자극이 될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