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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없는 정치’는 불가능한 것일까?

‘정치인이 없는 정치’는 꿈 같은 소리일까? 

이전에도 정치에 대한 분노, 환멸, 절망 그리고 체념과 무관심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제 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치에 대한 절망과 정치인에 대한 절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 정치는 없을 수 없다.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치는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정치가 있어야 한다고 정치를 직업으로 하는 정치인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일까? 

신년도 309조원의 예산안이 통과되는 난장판의 국회를 보면서 이러고도 세금을 내야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정치의 현주소다, 여의도정치의 현주소다. ‘선진화’를 말하는 정치, 그러나 선진화에 장애가 되고 있는 정치의 현주소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정치인이 민생의 짐이 될 뿐 무슨 도움이 되는 것인가?라고. ‘정치인이 없는 정치’는 과연 불가능할까?라고. 

정치 선진지대인 유럽에서도 ‘정치인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olitican)'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인의 부패와 의사결정의 왜곡, 대의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그래서 투표를 통해서 정치인을 뽑는 투료가 아니라 의사결정, 정책결정을 투표하는 직접민주주의(diret democracy)에 대안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니까 ‘정치인 없는 정치’는 세계사적인 화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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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명하게 정리해보자. 정치에 희망이 없는 게 아니라 정치인에는 희망이 없다. 정치인을 아무리 바꾸어도 정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도 ‘정치개혁’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거심판론’도 그야말로 꿈 같은 소리다. 왜 그런가? 

첫째, 정치는 공동의 이익을 위한 공개념이다. 그러나 정치인은 정치를 사심(私心)으로 한다. 정치인의 목적은 권력이지 민생이 아니다. 정치인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 존재할 뿐 민생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당은 당리 당파를 대변하지 국민을 대변하지 않는다. 당리 당략을 넘어선 정치인은 없다. 사심을 채우기 위해서 당리 당파를 버린 정치인은 있어도 당리당파에 맞서면서 민생을 대변하는 정치인은 없다. 

그러니까 정치와 정치인은 공개념(公槪念)인데 정치인은 공개념이 없다. 빙공영사(憑公營私) - 공(公)을 빙자하여 사심(私心)을 경영한다. 그러니까 역설적으로 정치와 정치인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그러니 나날이 ‘지록위마(指鹿爲馬)’ ‘적반하장(賊反荷杖)’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꼼수와 편법을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둘째, 대의제도의 함정이다. 가령 국회의원을 뽑아도 그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면 유권자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다. 유권자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 자신의 의사를 유권자의 이름으로 행사한다. 그러니까 대의정치애는 대의(代議)가 없다. 대의(大義)가 없음은 물론이고,

주권(主權)을 행사하는 선거라는 것에는 기막힌 트릭이 있다. 민주(民主)라고 하지만 투표하는 날은 잠깐 주인이 되었다가 투표가 끝나자마자 국민은 민주가 아니라 하루아침에 민객(民客)으로 전락한다. 4년을 정치의 구경꾼으로 있다가 투표하는 날, 기표하는 순간에만 민주(民主)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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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정치인 없는 정치’를 생각한다. 국민주권의 정치,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역사적 합리일 것이고 그렇다면 ‘정치인 없는 정치’도 순리일 것이다. 아마도 정치에 절망하고 그래서 체념하고 무관심한 사람들도 그 가슴 속에서는 ‘정치인 없는 정치’에 대한 열망이 잠재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대안이 문제일 것인데, 기본적 지향은 직접 민주주의(direct democracy)일 것이다. 그 구채적인 방법론에는 여러 가지 안이 나올 수 있고 모바일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전자민주주의’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그간애도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는 줄곧 제기되어왔지만, 대중들의 의사를 집결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란 장벽을 넘을 수 없었다. 마을 회의 조차 소집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는 시간과 공간적 통합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투표용지가 필요 없는 투표도 가능할 것이고 의사결정과정에 직접 투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모바일시대가 과도기라서 ‘소셜네트워크’란 것이 중구난방이고 ‘소셜 앱(app)'도 그런 양상을 보이지만, 이것들이 정비되어서 공유와 개방의 사회성을 확장할 경우, 그리고 전문성을 확보할 때, 정치인을 구조조정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정치인이 없는 정치’란 한갓 꿈같은 소리일까? 아닐 것이다, 프랑스대혁명은 꿈에 도 없었던 개념이고 1929년 세계대공황도 예측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달일 아침에도 몰랐다. 라이터 형제가 하늘을 날고자 했을 때, 인간은 하늘을 날 수 없다고 모두들 비웃었다. 역사가 그런 것이다, ‘해방이 도둑처럼 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