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다’라는 의미를 한번 더 새길 필요가 있다.

이 순간에 내가 여기 왜 있느냐?라는 것이다,

왜 있느냐? 이것을 추상화시켜서 하는 말이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이다,

그 모든 것의 기점은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있다는 의미는 있었고 있고 있을 것이지만

진실로 어디에 있느냐?

이렇게 들어갔을 때 ‘없다’ 이렇게 된다,

 

공(空)이라는 것은 꽉 차있지만

가득 차 있는 뭔가 아닌 그것을 空이라 한다.

또 무상(無相)이라 하는 것은 진실로 하나의 상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

있어야할 온전한 상을 갖추고 있고

그러나 잡스러운 상,

군더더기 상을 탐하거나 덧붙이지 않는다 는 의미에서 무상이다.

무위(無爲)라는 것도

지어가야 될 바,

지어진 바의 모습으로 응당히 그렇게 있음으로 해서 무작(無作)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손도 꼼지락 안한다고 하서 무작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다시 한 번 더

<있다>는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때에

<있다>는 것이 자기의 환상 속에 있게 된다,

곤란한 이야기다다.

 

유가에서 유일집중(唯一執中)을 말하고

거경궁리(居敬窮理)를 말한다,

유일집중하는 마음, 정성스러운 마음, 거짓 없이 전일한 마음으로

그러한 모습으로 처하고 또 자기가 처한 이치와 도리를 알고

남김 없이 알고 행하여 가는 것,

그것이 진실로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