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이성만큼 소중한 것이다

칸트의 이성론은 순수이성, 실천이성, 판단력 세가지다, 칸트가 이야기하는 순수이성은 소위 이데아에 가깝고 경험이나 감정 그리고 감성적 지각을 전제하지 않은 이른바 선험적(아프리오리한) 인식능력을 순수이성이라 한다, 

여기서 유의할 대목은 칸트에서는 감정이란 개념이 없다는 것이다. 칸트의 오성론체계안에는 감정의 분면이 없다, 이성만 이야기한다, 인간의 심리적 세계는 이성과 감정의 두축을 갖고 있지만 - 조선철학사의 성정론(性情論)도 性과 情의 두축을 놓고 논의를 전개한다-, 칸트는 감정의 축이 빠진 이성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칸트는 왜 감정을 빼고 이성만을 이야기한 것일까? 칸트는 수행자적 삶을, 시계처럼 80평생을 산 엄격주의자인데, 그래서인지 감정을 터부시했다고 할까 얕보았던 것이 아닐까? 감정은 무시되어도 좋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우리도 흔히 감정은 저차원적인 것, 이성은 고차원적인 것으로 대비시킨다, 이는 감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상당히 잘 못된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가 흔히 감정적이라고 하는 것은, 순수한 감정은 아니다, 자신이 선입관이나 가치관이나 편견에 오염된 2차적인 것들이다, 내 기준과 내 기분에 맞고 안 맞고에 따라서 감정이 표출되는데 그런 것을 감정으로 이해한다, 그것은 1차적 감정이나 감각이 아니라 2차적인 감정,2차적 감각이다,

앞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애니마’에서 나온 말이지만, ‘질료를 매개하지 않는 순수한 감각’ 이것을 우리가 놓치고 있기 때문에 감정, 감각에 대한 편견을 갖는 것이다, 그러니까 통상적으로 말하는 감정이나 감각은 질료(물질등)에 의해서 요동하는 것이고 욕정이나 분노등,,, 그에 끌려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자유로운, 그것의 실체를 감수할 수 있는 감정이나 감각, 우리는 이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죽어가는 환자를 보았다고 하자, 여기에도 여러 감정이 성립한다,

(1) 저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서 뭐 하나 빨리 죽지,,,
(2) 아픈 사람 천지네,, .짜증스럽다
(3)병들고 죽어가는 것에 대한 연민의 감정 등일 것이다,
그러니까 감정이란 게 같은 것이 아니다,

2차적 감정, 오염된 감정이 있고 오염되지 않은 감정이 있다,

그런 면에서 감정이란 것, 감수성이란 것은 이성보다 더 값어치가 있고 더 순수할 수 있다, 
그리고 감정과 이성은,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 안된다,
감정 감각이란 것은 바깥세계를 감수하는 것이고 - 밖에서 안을 향하고
이성은 감각된 것을 놓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 안에서 밖을 향한다,
그러니까 감정의 축을 빼고 이성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인간의 반쪽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근대 이성론은 더 이상 유효성을 가질 수 없고
그 대안으로서 ‘감정과 이성의 평형점’을 찾고 있고,
그로부터 인간의 재발견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