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 30론]의 심식관(3) - 유식의 실성(實性)

● 세친의 고유의 독자설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17번째 게송에 보면, 이러한 제식(諸識)이 전변(轉變)하여 분별하는 것으로 분별하는 것이 이것 저것 없는 것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그런고로 오로지 유식(唯識)일 뿐이다, (“是諸識轉變 分別. 所分別 由此彼皆無, 故一切唯識”)고 한다,

그러니까 분별하는 것들은 오로지 식에 의해서 전변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외계의 諸法은 識으로 부터 전변된 것이며 그 스스로의 실체를 가지지 않는 무자성(無自性)의 무실체(無實體)로서 그 실다운 것은 식일 뿐이다. 고 한다.

(*주) 용수보살 같은 사람이 <대지도론>에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識 자체도 방분(方分)이 없고 그 실체를 가지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식(識)이란 것을 기하학적으로 유추하면, 마치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말하는 점의 공준과 흡사하다, 부피와 질량을 가지지 않지만 일정한 위치를 가지는 것, 그 개념과 흡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 <전식론>과 관련하여 설명한 구절을 볼 필요가 있다.
“所分別이 旣無하니 能分別도 亦無로다”
“無境可取하니 識不得生이라”
“ 以是義故로 唯識義得成이라”
“今境界旣無하니 唯識도 又泯이니 卽是說唯識義成也니라”

그러니까 분별되어지는 바 객관이 본래 없는 것이니 분별하는 주관도 없다, 경계가 없어 취할 수 없으니 識은 그 스스로 얻어 나지 않는다, 이러한 뜻을 가지고 있는 고로. 오로지 識으로서 이루어진다는 그 뜻이 얻어지는 바이다. 이제 경계도 이미 없으니 유식도 우민(又泯)이다. 식 조차도 오히려 흐리다. 바로 이것이 유식의 뜻이 이루어지는 바다, 이것이 세친 유식론의 특징적인 설이다, 

● 세친의 유식론에 대해 소승쪽에서 여러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에 대해서 하나 둘 깨뜨려가고 있다.
첫째 의문은, 외경(外境)의 일체가 오직 식뿐이고 마음 이외에 바깥 경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인연이 되어서 그러한 인연을 만드는 분별이 생하는 것인가? 달리 말하면 무엇이 이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인가? 그 만들어가는 놈이 또 있는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이렇게 답하고 있다. 일체의 종식(種識)이 전변하여 가는 고로 그 힘에 의해서 이것 저것 분별이 생기는 것일 뿐이며, 제 1 능식, 아뢰아식이라고 이름하는 그 속에는 이미 스스로의 공능과 성향이 은장되어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요약해서 답변 내용을 살펴보면, 제 1 능식이라고 이름하는 아뢰야식에 은장되어 있는 일체제법의 종자가 전변생기할 뿐이지 마음법이라든지 또 마음의 작용으로서 일어나는 심소법(心所法)이 서로 의지하여 생기력(生起力)을 분별하는 그러한 형상일 뿐이지 따로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객이 따로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자면 性 스스로가 그러하다. 그 스스로에게 이미 생하고 멸하고 다시 돌아가게 되는 힘을 갖추고 있다. 고 하는 그런 논법을 전개한다,

(*주) 이점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외계에 어떤 물체가 없다고 생각하고 허공중에 우리가 가상으로 넓이와 높이와 층 이 개념을 상정할 수 있다면, 그 작용에 의해서 스스로 識이 생하여지고 다시 변전되어서 識으로 돌아갈 뿐이다. 어디로부터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는 것이다,

● 그다음 질문은, 일체의 모든 것이 유식일 뿐이고 외계가 없다고 하면, 무엇에 의해서 생사(生死)의 상속이 있는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앞의 논리 그대로 가져간다, 제업(諸業)의 습기(濕氣)와 그다음에 그 이취(二取)라고 이름하는 능(能)과 소(所)의 이취, 이취(二取)의 습기와 함께 구해서 그 스스로의 이숙(異熟)이 증장되고 익어감으로 해서 전변되었다가 다시 또 없어지고 이렇게 하는 것일 뿐이지 달리 어떤 것이생사의 상속(相續)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게 19송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후대에 내려오게 되면 다시 개념을 굳히게 된다. 유정(有情)이 생사상속하게 되는 원인으로서는 두 가지가 있다. 제업의 습기가 있고 능소라 그러는 주관 객관의 이취(二取)의 습기에 의한 것, 두 가지가 있게 된다. 제일 처음에 제업의 습기를 업의 종자라 그러고 두번째 능소이취(能所二取)의 습기를 이름할 때 친인연이라 그러지요. 너무 가까이 있는 인연, 쉽게 접촉하는 그런 인연이다, 이 두개에 의지해서 외경의 그 모습을 나투는 것일 뿐이지 생사의 상속 조차도 달리 어떤 것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다. 는 것이다, 

● 석가 당시의 설과 맞물려서 다시 또 의문이 일어나게 된다, 일체가 유식(唯識)이라면 어찌하여 석가모니가 설한 경전에는 삼종(三種)의 자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는가? 그에 대해서, 세친은 삼종자성이라는 것도 식(識)과 떨어져있는 것도 아니다. 삼종자성이 무자성이다. 부처도 일체법은 무자성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답한다,

* 삼종자성은, 변계소집성, 의타기성, 원성실성
* 삼무성(三無性)은, 상무성(相無性), 생무성(生無性), 승의무성(勝義無性)

그다음 삼종자성(三種自性)이 식으로부터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면, 경전에서는 일체법이 무자성(無自性)이라 설하고 있는가? 識으로 부터 떠나있는 것이 아니라면 識 자체에 어떤 자성이 있다고 이야기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데 경전에서는 식 그자체의 자성도 무자성이라고 이야기하는가? 그에 대해서도 앞서 답한 바와 마찬가지로 다시 삼자성(三自性)과 삼무성(三無性)과의 관계에 대해서 2가지 게송으로 다시 설해 놓고 있다.

●그다음 결론적으로, 삼무성(三無性)이 곧 일체제법(一切諸法)의 승의(勝義)요 우식(唯識)의 실성(實性)이다고 한다, (“三無性이 곧 一切諸法의 勝義요 唯識의 實性이다”) 식이라고 이름하는 것도 궁극에는 무성이다는 것이다, 이부분에 대한 다른 전식론의 해석을 보게 되면

“此三無性은 是一切法의 眞實이다. 以其離有故로 名常이요
欲顯此三無性故로 明唯識也니라.”고 하고 있다,

삼무성은 이일체법의 진실이다. 이와 떨어져서 있는 것이 아닌고로 항상하다 이름하는 것이요 삼무성과 더불어서 그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고로 유식(唯識)임을 밝힌다, 오로지 識이 있을 뿐임을 밝힌다, 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다음 마지막 5개 송은, 유식의 이치에 대해서 어떻게 깨칠 수 있는가, 실천수행의 차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놓고 있다. 이걸 유식론에서는 수행론,수도론 이렇게 따로 분별해서 다루면서 그 안에 5위로 나눈다, 자량위 가행위 견도위 수습위 구경위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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