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번뇌(隨煩惱)

번뇌에 따라 부수하는 생각, 심리작용이다, 가령 자신이 손해를 입고 성내는 것에 끝나면 진(嗔)이지만, 그에서 끊나지 않고 분개하고 억울해하고 그렇게 심리가 진전되면 분(忿)으로 그리고 그것에 대한 복수 앙갚음을 하고자 하면 한(恨)으로 그렇게 파생되어 나간다, 이것이 수번뇌다, 여기에 20종이 있다,

1) 분(忿) : 분개하는 것. 억울해하고 원통해하는 심리다, 자기 스스로도 괴로우면서 상대를 갈구고자 하는 마음인데 분함이 있으면 횡포한 언동을 일으킨다.

2) 한(恨) : 가슴에 품고 간직해서 응징하고 되돌려주고자 하는 마음, 표독한 마음이다,

3) 뇌(惱) : 분함과 한을 갖고 있는 일에 대하여 기억을 되살려 불안해하고 괴로워 하는 것, 뇌(惱)를 공연히 번거롭게 하는 심리다, 또는 다가오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지레 겁먹고 두려워 하고 불안해 하는 마음이 뇌(惱)이다.

지금 이순간에 아무런 실익이 없고 현재적이지 않은 생각들로 동요하게 되는 것인데, 쓸데없이 자기 문제도 아닌 것으로 고민하고, 있지도 않은 일, 지나간 일로 고민하는 것들이 이에 속한다.

4) 복(覆) : 덮어 감추려는 것이다, 자신의 명리(名利)에 손상이 올까, 죄과를 은폐하려는 심리다, 겸양지덕은 자기의 선을 감추고 자기의 악행을 드러내는 것이고 보통의 인간은 거꾸로 한다,

5) 광(誑) : 속이고 거짓말하는 심리다, 공연한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명리와 이익을 구해서 속이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또 자기가 유덕한 것을 가장하기 위해서 거짓말하기도 한다,

6) 첨(諂) : 상황에 적절히 부화뇌동, 아첨하는 성향을 지닌 심리다. 가령 강자에 대해서는 자기 본심을 숨기고 거짓으로 순종하고 아양을 떨어 환심을 사려 한다, 아첨은 인간의 보편적 심리다, 힘센 자에 아부하지 않는 자 과연 몇이나 되고, 가진 자에 비굴하지 않는 자 몇이나 될까?

7) 교(憍) : 자신의 재물이나 학식에, 자기 것이 아닌, 외부적인 여건을 내세워 오만방자한 것, 비싼 것을 걸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또 싸구려면 기가 죽고...그런 면. 허장성세하는, 오만방자하는 것이 너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8) 해(害) : 유정(有情)에 동정이 없는 것, 생명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고 해치는 마음이다,

9) 질(嫉) : 남의 명예와 출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남이 잘 나가는 꼴을 못본다, 칭찬하는 척 하면서 남을 험집내기도 하고 자신을 낮추는 척하면서 치켜 올리는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뱀의 혀가 양설(兩舌)이듯이 한 입에서 두 말을 하는 심리, 이런 것이 질(嫉)이다,

10) 간(慳) : 타인에게 인색한 것,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인색한 심리다, 재물에서도 인색하고 또 지식이나 기술에서도 남에게 곱게 전해주지 않으려 한다, 지혜나 법을 독점하고 나누려 하지 않는 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