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론의 심소(心所)에서
부정지법(不定地法)으로 분류하는 네 가지가 있는데,
악작(惡作), 수면(睡眠), 심(尋), 사(伺)가 그것이다.
부정(不定)은 일정치 않다, 안정이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가령 심(尋)의 경의 찾는다는 의미인데,
자기가 필요하면 의리를 찾는다,
그러나 불리하면 찾지 않는다,
수시로 뚜껑이 열리고 닫히고 하는 것, 이게 부정(不定)의 의미다,
사(伺)도 그렇다, 계산서가 나오면 잽싸게 컨닝하고
그렇지 않으면 외면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정(不定)이다,

여기서 수면(睡眠)이란 걸 좀 새길 필요가 있다,
수면은 잠 잔다는 것이지만
육체적 수면이 아니라 인간성이 잠잔다는 것이다.
때로는 한번 씩 깨어났다가 그러고는 시도 때도 없이 잠잔다.
개별적 인간만 그런게 아니다,
정의를 말하는 사법부도 그렇다,
잠잘 때가 많다, 

[유식 30송]의 26송에서도 수면을 이야기한다,
‘二取隨眠(이취수면)’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二取는 능취(能取), 소취(所取)를 말하는데,
그러니까 능취에 잠자고 소취에 잠잔다는 것이다,
즉 주관에 잠자고 객관에 잠잔다는 것이다,
소취 - 객관에 잠잔다는 것은,
세상이나 주변에 관심이 없고 내 세계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 능취 - 주관에 잠잔다는 것은
인간성, 인간본성이 잠자고 사량분별심만 끓는다는 것이다,
양심은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 꼼수와 잔머리만 돌아간다는 것이다,

흔히 출가자들이 반연을 끊는다는 말을 한다.
만약 끊는다는 의미를 방치하고 팽개치는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소취에 잠자는 거다,
‘끊는다’는 말,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