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선생님들’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분들은 정말 훌륭한 선생님들이다, 전문가의 코치를 받고 그래서 훌륭하게 달라져서가 아니라 일단 자신의 수업을 공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훌륭한 거다, 거기서 이미 달라진 것이다,

공개한다는 것은 자신의 치부와 약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거기에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웬만해서는 그렇게 나서기 어렵다, 그런데도 왜 공개하고 그 자리에 서는 것일까? 그런 부담을 안고서라도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수업 같은 수업을 하고 싶어서, 선생 같지 않은 선생으로는 교단에 서고 싶지 않아서이다, 수업 같지 않은 수업, 선생같지 않은 선생으로서 교단에 선다는 것은 스스로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어서이다, 그런 절박한 심정에서 그렇게 나선 것이다,

보통의 교사들은 자리를 지키는데 차질이 없으면 결코 자신의 수업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교수들은 더 심할 것이고, 자기 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정도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만성병 환자들이 병의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거처럼,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면 펄쩍 뒷면서 강력하게 반발한다,

● 여기서도 보자, 교사가 잉여를 포기하고 잉여를 치유할 때, 선생의 모습을 찾고 수업이 제 모습을 찾고 교실이 살아난다.

그러면 교사의 잉여라는 것, 다시 짚어보자,

교사란 것, 교육이란 일을 위해서 교사라는 직업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는 교육보다는 직업을 강조한다, 생계수단으로서의 직업이란 거에 방점을 찍는다, 그러니까 교육= 직업이 아니라 직업> 교육 이다, 이게 잉여다, 달리 말하면, 직업으로서의 교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만 교사의 본래적 교육적 의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직업에 대해서야 애착을 갖지만 수업에 대한 애착은 그같지 않다, 대충 준비해도 그만이고 아이들에 다가서는 수업을 못해도 그만이다, 수업 같지 않은 수업을 해도 교직을 지킬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그러니까 그런 잉여를 지키고 집착하는 한, 그런 교사의 잉여를 오히려 즐기는 한, 교사는 달라질 게 없다, 달라지는 걸 두려워 한다, 왜냐하면 그 잉여를 포기할 때, 엄청 부지런해야 하기 때문에, 또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고민을 해야하고 자기를 스스로 바꾸어야 하는 성가신 일들이 밀려오기 때문에, 그러니 대충 넘어가려 한다, 이모양 이대로 적당히 넘어가려고 한다, 직장을 지킬 수 있는 한에서는 결코 자기 방식을 안바꾸려 한다,

● 여기서 교사를 하나의 예로 들었지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모든 직종들도 그렇다, 잉여를 놓치려 하지 않는다, 놓치 않는게 아니라 더 많은 잉여를 쥐려고 한다, 우리가 출세(出世)한다는 게 그렇다, 단적으로 말하면 잉여가 큰 자리에 올라가는 거다. 국회의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라는 자리들...

가정에서도 그렇다, 부자지간에도 잉여가 있다, 아버지의 권위라는 잉여가 있다, 그걸 들고 ‘너는 의대에 가’ ‘법대에 가’ 이런 것들이 잉여의 횡포다, 또 부부관계도 그렇다, 각기 잉여를 주장하는 한에서,,, 소위 권리주장을 하는 한에서는 가정에 평화와 행복은 없다, 권리주장으로 맞선다는 것, 사실은 더 많은 잉여의 확보를 향한 싸움이다. 잉여가 문제고 문제는는 잉여이다, 권리= 의무가 합치한다면,,, 잉여가 없다면 싸울 일이 없다,

●정치가 병이 드는 것도, 경제가 병이 드는 것도, 사회가 병이 드는 것도 그리고 우리 인생이 병드는 것도 잉여 때문이다, 문제는 잉여이다, 잉여를 보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더 많은 잉여를 향해 잉여에 눈이 멀어가는 잉여의 병, 그 끝은 무얼까? 대박의 잉여를 향한, 그것도 승자독식의 떨이판에 목을 매는 인간사의 끝은 어디일까? 거기에 미래가 있고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