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지난 27일 방영된 sbs의 <힐림캠프>에서 이준기씨가 스타병을 고백한다. 과분한 인기, 감당할 수 없는 인기에 짓눌려, 인간이 변하고 주변 인간관계가 파탄으로 치달아가는 과거사를 고백하고 있다, 그렇게 인기에 목말라했지만, 그걸 얻고자 달려온 인생이지만, 정작 인기를 얻고 나서 스타병을 앓게 되는, 그러면서 이준기라는 인간의 정체성자체가 상실되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b) 사실 인기라는 것, 이게 인간을 병들게 하는 잉여다, 그러나 우리는 인기만 아리 재물이든 권력이든, 잉여를 추구한다, 잉여를 자기실현의 목표로 삼는다, 뿌린대로 거두는게 아니라 뿌리지 않고 거두는 잉여, 그것도 보통 잉여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대박의 잉여를 목표로 한다, 승자독식의 떨이판에 목을 맨다,

c) 우리 모두 잉여의 사냥꾼이다, 힐링(치유)을 말하지만 정작 잉여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눈 먼자들의 도시’에서 처럼, 잉여에 눈이 멀어있다, 대박의 병에 감염되어 있다,

이준기씨는 스타병이라는 앓고나서 그를 병들게 만든 인기라는 잉여를 떨칠 수 있었지만 우리는 그걸 손에 넣지 못해 안달한다. ‘스타’가 되어 봤으면, ‘돈벼락을 맞아보았으면’ 한다.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되는 이야기일까? 우리를 병들게 만드는 ‘잉여’, 잉여의 사냥꾼이 되어 있는 우리 인생은 무언가? 잉여를 추구하는 인생, 우리 인생이 잉여의 인생이 된다, 인생자체를 잉여로 만든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리고 잉여인생을 만드는 나라는 인간은 또 뭔가? 그게 잉여 인간 아닌가? 잉여를 목표로 하고 잉여를 사냥하다가 잉여 인생을 만드는 나라는 인간, 그 자체가 잉여가 되고 마는 것 아닌가?

d) <힐링캠프>도 시청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힐림’이라는 트렌드 자체가 쇠퇴하는 징조일 것이다, 왜 쇠태할까?

다른 이유가 아니다, ‘힐링’의 핵심은 잉여인데, 잉여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잉여를 놓지 않으니까 힐링이 될 수가 없고 힐링이 되지 않으니까 힐링이라는 트렌드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 또 다른 예를 들면, 몸에 좋은 채식도 하고 자연식도 한다치자, 또 좋은 환경에서 산다고 하자, 이게 힐링이 될까? 그렇게 좋은 것을 먹고 건강을 챙겨서 하는 짓은 대박을 노린다면 과연 힐링이 될까? 잉여의 인생이 달라질까?

e) sbs의 <힐링캠프>가 시청률이 떨어지는 원인도 이런 것이다, 힐링이 목적인지, 스타들의 신변잡사에 대한 이야기가 목적인지가 분명치 않아서이다, 그렇지 않은가? 스타라는 것 자체가 잉여인데, 이 프로는 스타라는 프리미엄(잉여)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시청자를 붙잡으려 하니까 ‘힐링’의 자기 모순을 범하는 것이다. 힐링을 말하는 척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의 무용담, 성공담을 내세우니까,,,

그래서 프리미엄이 없는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와 같은 프로가 훨씬 호소력을 갖는다. 스타도 명사도 아닌 일반 교사들의 이야기, 교사의 권위라는 잉여를 포기하고 비로소 학생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니까, 이 프로도 그렇다, 문제는 교사의 잉여다, 이 잉여를 직시하고 떨치는 것이 ‘선생님이 달라지는’ 비법이다, 잉여를 즐기고 잉여의 그 울타리를 굳게 지키는 한에서, 잉여를 잃을 것이 두려운 선생님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