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와 self는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쉬운 비유를 들어보자(어디까지나 비유다), 공부를 잘 하고 싶고 1등을 하고 싶은 거야 마찬가지인데, 그래서 과외를 하고 학원을 다니는데, 소위 자기 주도형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자기 주도형 학습이 되는 경우가, self에 근접한 거고 그렇지 못한 경우, 공부에 욕심은 있지만 자기 주도형이 되지 못하는 경우는 ego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유다)

그러니까 자기 주도형 학습이 된다는 것은, 자기 눈으로 보고 자기 귀로 듣고 자기 머리로 생각하기가 된다는 거다, 그게 self의 의미다, 놓여진 상황에서 상황을 보고 듣고 그리고 판단하고 해석하고 개념화할 수 있다는 것, 그게 될 때 self가 성립한다,

self는 한자적 표현으로 각립(各立)이란 말이 유사한 개념일 것이다, 각립(各立)이란 것은 고립도 아니고 혼자서 독불장군으로 사는 자립(自立)의 의미도 아니다, 세상과 상호연관하면서 세상을 헤쳐갈 수 있는 자생력, 자활력, 경세력이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고 남의 눈을 통해서 보고 남의 판단을 통해서 판단하고 남의 생각을 자기 머리에 이식하고, 이것은 self에 미달이다, 이를테면 각종의 미디어나 sns 속에 표류하면서 연결망에 흘러다니는 정보에 자신을 순치시켜가는 것,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고 시비를 가릴 능력도 없이 자기 눈을 잃어가고 자기 귀를 잃어가고 자기 생각을 잃어가고 자기 언어를 잃어가는 군상들, 연결망의 팔로우, 추종자들이 이 다 여기에 해당한다.

참 역설적이지만 ego가 없어야 self가 된다, ego가 강하다는 게 뭔가? 자기 생각에 빠지고 있는 건데, 저 밖에 모른다는 건데, 사회사적 흐름과도 따로 놀고 자연사적 변화와도 따로 노는 것이다, 그것과 따로 노는 자립(自立)이 ego다, 그러니까 자립(自立)이란 말이 좋은 말이 아니다, 세상의 흐름과 상관 없이 따로 논다는 거니까,

그 반대로 ego가 없다는 것, 흐름을 호홉하면서 흐름을 헤쳐가기 때문에, 그래서 흐름과 따로 놀지 않기 때문에 무자립(無自立)이다, 상호연관, 소통 속에 자기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각립(各立)할 수 있다는 것은, 무자립일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정말 중심(中心)이 살아있다는 것은 무자립이다, 상응(相應)이란 것도 무자립에 다름 아니다, 상응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주체적이라는 이야기다,

근대문명사에서, 이른바 르네쌍스에서의 인간의 발견은 ‘에고(ego)의 발견’이었고 지금은 ego가 폭발하는 시대다, 폭발 그 뒤에 무엇이 남을까? 남아갈 알맹이는 무얼까? 아마도 self의 시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