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극한 경쟁, 무한 경쟁을 말한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예를 들어보자. 친구지간인 남자 5명이 어느 술집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여자 5명을 만났다, 그런데 5명의 여자 중 한 여자의 미모가 뛰어났다. 여기서 두 가지의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경우, 5명의 남자 모두가 예쁜 여자를 독점하려고 경쟁할 경우인데 그럴 경우 5명의 남자는 서로 적대적으로 되고 친구관계도 깨진다. 여자들도 그렇다. 한 친구에만 관심이 집중되면 4명의 여자는 자리를 떠나려 한다. 4명의 여자가 자리를 떠나면 예쁜 여자도 같이 자리를 떠난다. 그렇게 되면 남자들 중 어느 누구도 그 여자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친구관계도 망가지도 술자리도 파탄이 난다.

둘째 경우, 남자들이 독점을 포기하고 균형을 유지할 경우, 남자 5명과 여자 5명이 모두 술자리에 어울려서 즐겁게 놀 수 있다. 친구관계도 유지되고 술자리도 즐겁게 끝난다,

위의 이야기는 천재 수학자이면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내쉬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비유티풀 마인드>에서 나오는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이 균형이론의 착상을 말해주는 대목인데 이를 필자가 적당하게 각색한 것이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이렇다. 독점을 향한 경쟁은 결국 모든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하나에도 이롭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사회에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리고 때로는 경쟁이 사회 역사적 발전에 긍정성을 갖지만 그것은 엄연한 한계가 있다. 협동체계를 파괴하지 않는 전제하에서 경쟁은 유의미한 것이지 협동체계를 파괴하는 경쟁은 공멸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심각한 비유를 하나 들자. 험악한 산을 가로지는 줄 사다리가 있는데 한 번에 건널 수 있는 인원은 10명이다. 그런데 건너야할 사람 100명이 있다. 여기서도 두 가지의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의 경우, 서로 먼저 건너가겠다고 경쟁하면 싸움이 일어나고 사다리에 오르기 전에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너도 나도 줄사다리에 매달리면 한 명도 건너지 못할 것이다. 경쟁은 공멸로 끝난다.

둘째의 경우, 질서를 유지하고 차례로 10명씩 건너간다면 한 사람의 희생도 없이 100명이 무사히 다 건너갈 수 있다.

여기에서 보다시피 경쟁의 한계가 있다. 분명한 한계가 있다. 우리는 경쟁만 살 길인 것으로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친다. 간명하게 약육강식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공멸로 치달아갈 수 있다,

냉혹한 시절, 공황의 계절이다. 우리는 혼자 살아남겠다는 독존의 경쟁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가? 아니면 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공존의 협동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가? 경쟁을 말하더라도 협동을 먼저 배워야 한다. 협동체계를 파괴하지 않는 경쟁을 가르쳐야 한다.

개인적 생존지수라는 것도 그렇다. 개인주의가 강조되는 지설에는 개발적 능력을 중시헸고그래서 지능지수(IQ)니 정서지수(EQ)를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은 공존지수(NQ)가 그 보다 더욱 강조된다. 공존지수가 생존지수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게 시절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