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순간부터 내가 없어야 한다

 

1

존재와 세계의 연접면 그것을 사회라고 한다.

존재는 자기 세계를 먹고 사는 게 아니다.

자기 세계를 먹고사는 것은 자폐증이다.

그것은 죽음의 시나리오다.

 

식물을 봐도 그렇다,

자기세계를 먹고 사는 것은 극히 한시적이다,

종자가 떡잎을 피우는 순간까지만이다,

그때까지는 배아에 있는 영양분을 먹고 산다,

그러나 잎이 나오면,

물도 받고 빛도 받고 공기도 받고 비도 맞고 이렇게 해서 큰다,

그러니까 자기 것으로 살 수 없다,

자기세계를 먹고 살 수 없다,

존재의 세계, 존재가 세계에 머리를 내밀 때,

내다 하고 머리를 내미는데,

머리를 내밀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내가 없어야 된다,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을 굳이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사회적 자아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게 산다는 거다.

 

2

우리가 엄마 배 속에서 으앙 하고 태아로,

독립된 인격체로 모태로부터 딱 떨어지는 순간,

울음을 터트리는 순간 이미 사회적 존재란 말이다.

자아는 없다. 그 순간부터.

그런데 이제까지

우리가 자아성의 형성, 주체성의 확립을 배우고 말할 때,

셀프 에고이즘-아이덴티티 이렇게 들어간다.

이게 잘못배운 거다,

가설이 잘못되었든.. 우리가 잘못 알았든.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우리 생각에 자아라는 게 굉장히 강하다,

이게 절대 놓칠 수 없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가 ‘나’라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미 나는 없다.,

울음을 터트리는 그 순간 , 나라는 건 없다,

생물, 곡식 하나를 씨 뿌려 봐도 그렇다,

촉이 트면 지 것으로 먹고 살지 못한다,

바깥 세계, 사회의 공기를 먹고 크는 거지.

햇빛이든 물이든 뭐든, 토양의 성분을 먹고 크는 거지

배아 안에 있는 영양분을 먹고 크는 것은 아니다.

이게 존재와 세계라는 건데,

존재와 세계의 경계선...

이 경계선에 흐르는 게 사회라는 개념이다,

(물론 개인의 집합이 사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