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이라는 패권주의 문화전략

요즘 한국에서 ‘융합학문’ ‘융합과학’을 말한다. 융합이 유행어가 되어 있다. 그러나 융합이란 것, 이게 패권주의 문화전략, 전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간과한 채 융합이란 트렌드를 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의 글에서도 지적되는 바이지만, 융합이란게 등장한 것은, 서구 과학주의의 근본적 결함, 구성의 오류 때문이다, 이제 더 갈 데가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나온 소리가 융합이다,

물론 현상적으로 융합이 필요하다는 측면도 있다, 전문화 이러면서 너무 파편화되어 버렸고 그래서 같은 분야에서 조차, 서로 옆 동네도 모르고 옆 집을 모를 정도로, 의사소통도 안되고 협조가 안될 정도가 되어버렸다. 클러스트가 너무 많아서 첨단과학이란 것이 스스로 전문의 장벽에 갇혀버렸다, 때문에 일정한 카테고리 차원에서 유기적 연관성을 지니는 소통과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착안에서 융합에 착안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융합의 이면에서 속 깊은 문화전략이 있다.

예컨대, 기존에는 동양학은 비과학적이고 후진적이고 또 전대문명에 대해서도 원시적이고 미개한 것으로, 전근대적인 것으로 배척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이야기꺼리로 삼아야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서 전에는 비과학적이고 전근대적이라고 매도했던 동양의 학문 등을 아무 거리낌 없이 가져다 쓸 수 있는 토대를 만든게, 융합이다.

그 문화전략으로서 음식도 퓨전, 패션도 퓨전..퓨전의 트렌드를 조성했다, 서구나 미국의 대학에서는 불교 승려를 불려 강의를 시키고 샤머니즘, 무속인들도 토론에 참석시켰다,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격의 없이 끌어들여와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점을 잘 봐야 한다, 융합의 기준이 뭔가? 정말 새로운 기준을 향해서 융합하는 것인가? 그게 아니다. 서구 우월주의, 서구적 기준을 중심에 놓고 융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인즉 융합이지만 그 속내는 서구 기준으로, 서구의 틀 속으로 다 쓸어담겠다는 거다, 이게 바로 융합이다, 패권주의 문화전략이 융합이다,

융합도 좋다. 융합자체를 거부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학문간의 상호연관성,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 소통과 협력체계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기준이 문제다, 구성주의 오류를 빚어낸 근대문명의 잣대, 과학주의의 기준, 이것은 폐기되어야 할 기준이지 이것을 중심으로 융합하겠다는 것, 그렇게 패권주의적 지배를 연장하겠다는 것, 이게 문제라는 것이다, 결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우리 역사에서도 그런다, 과거사 청산, 정리를 이야기한다, 마찬가지다, 문명사도 청산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헤야 내일을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근대문명의 방향착오, 과학주의의 구성의 오류, 이것은 정확하게 반성하고 가야 한다, 그런데서는 융합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오류를 인정치 않고 또 정확한 반성도 없이 어물쩡하게 융합으로 흐름을 바꾸는 것, 그러면서 패권주의 야망을 지속하려 한다는 것, 이점은 용서할 수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