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화의 장벽 - 인간들의 썪이지 못하는 배타성

우리가 세계화, 지구촌을 말하지만, 시장은 세계화가 되었지만, 그러나 인간이 세계화가 되었는가? 그리고 지구화를 말할 수 있는가? 인간사는 더욱 자폐적이고 배타적이다. 다른 어떤 생물종보다도 배타적이고 공격적이다. 이런 공격적이고 야만적인 인간 행위의 습성들이 결코 간단치 않다.

지구화의 장벽이란게 어떤 것인가? 바다와 산이 가로막힌 자연 지리적 장벽도 있지만, 국가와 인종의 장벽, 문화적 전통으로 인한 장벽, 문명사적 습속으로 인한 갖가지 장벽이 있다. 장벽이란 것은 결국 이질적인 것에 대한 인간의 배타성, 공격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말인즉 인류의 평화, 공존, 공생을 말하지만 인간들이 과연 금수초목만큼이라도 공존을 향한 진정성이 있을까? 선입견이나 자기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는 진정성이 얼마나 있을까?

배부르고 등 따뜻할 때야 휴머니티를 이야기하고 박애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위기에 부딪치면 약육강식의 야만적 생리 그 이상의 것이 있는가? 인간들의 섞이지 못하는 배타성, 이것이 지구화의 가장 큰 장벽이다. 또한 새로운 문명사를 향한 진화의 장벽이다.

우리가 휴머니티를 말하고 사랑을 말하지만 정말 인간에게 그게 있을까? 솔직히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그것은 인간이 도저히 미칠 수 없는 가공의 개념일까?

● 휴머니티, 인간의 순수 결정체적 진정성

어쨌든 앞으로의 시절에, 역사는 소리 없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것이다. 참과 거짓에 대한 질문을 계속할 것이다. 이 순간 내가 말하고 행동하고 희망하는 것에 대한 나의 진정성이 얼마나 있느냐라는, 진정성을 묻는 물음이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근대문명사는 신과 인간, 자연과 인간과의 거리 좁히기를 해온 문명사였다면, 이제는 인간 스스로의 순수성이라고 할까요, 순수 결정체적 진정성. 그것을 묻는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진정성이란 것, 달리 말하면, 인간 스스로의 자기 본질적 속성 - 인간이 끝내 떠나서도 안 되고, 떠날 수도 없는 마지막 종착지, 그것은 신성이 아니라 휴머니티 - 인간성이라는 것이다.

한때는 근대적 합리, 합리를 이야기하고 효율을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는 Moral hazard를 이야기하면서 도덕성 이야기를 했다. 조금 더 지나니까 투명성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조금 더 지나면서 상호성을 이야기했다. 투명성,상호성 이러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소통이라는 말이 노래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거짓과 조작과 꼼수만 남았다.

이제 묻는 것은 정말 진정성이 있느냐이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성이라는 말을 뒤집으면 그것이 휴머니티이다. 진정성은 정직성, 진실성 이런 말일 것인데 그 순도만큼이 휴머니티일 것이다.

인문, 인류애, 인간성 이란 표현은 너무 추상적이다. 신성이란 개념보다 더 추상적이다. 소박하게 이야기 하면 정직성이다, 정직성+투명성 이것을 진정성이라고 하는 건데. 정말 우리에게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까?

● 사상투쟁,

지금까지는 지적 능력이나 기술적 수준에 의해서 생존이 좌우되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진정성이 생존을 좌우하는 시절이다. 뒤집어 말하면 사람을 믿을 수가 없는 그런 시절이 온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진정성이 생존력이다, 진정성이 있으면, 전통적인 개념으로 충직하면 어디 가서든 살아남을 것이다. 품을 팔아도 정직한 자는 산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자, 월급도 없이 밥만 먹여달라고 해도 싫다고 하는 시절이 온다,

지금 한편에서는 인공지능 개발, 로봇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게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인간을 믿을 수 없다는, 인간불신이 바탕에 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하는 짓이라고는 꼼수만 두는 인간, 생산성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자는 거다..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 로봇이 사람이 하던 역할의 상당부분을 대체하는 그런 시절로 간다. 인간처럼 속 안썩이고 충직하고 정직하고 효율성이 있고 합리적이고 투명하고 진정성이 있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절로 간다,

그러니까 진정성을 잃은 인간이 어떤 형태로든 시험받는 시절이다. 앞으로 그 진정성만큼 생사가 갈린다. 이주를 하던 방랑길을 떠나든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가 밀려오는데 어쩔 수 없이 같이 섞이어 살든 간에, 내가 가든 남이 오든, 섞이는 그 과정에 진정성이 생사를 가른다.

진정성이란 거, 좀 더 깊이 이야기하자면, 상대의 배타성과 공격성을 능히 제압하고도 그거에 버텨내면서 동시에 포용할만한 능력과 자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밀리는 거고 먹히는 거다. 생물 생태계에서도 외래종이 들어와서 토종을 밀어내듯이 밀려나는 거죠. 그러니까 그것에 버텨내고 수용할만한 저항성이 있느냐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외부로부터의 억압에 대한 항거차원의 저항성이었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다. 단순한 배타성이 아니다, 선에도 저항성이 필요하다. 그 저항성을 순화시켜서 진정성이라 표현하자는 거다. 요즘 유행하는 말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휴머니티라고 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