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대승기신론 강좌>(제3권)의 머리말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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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 강좌』제3권을 내게 된다. 제1권은 1강에서 5강까지, 제2권은 6강에서 10강까지, 그리고 이번에 내는 3권은 11강에서 20강까지를 편집하여 묶은 것이다. 근 6개월에 걸쳐서 20강을 했지만 이제 겨우『대승기신론』의 ‘서분(序分)’을 마쳤다.

서분은 불과 61자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글이다. 그러나 사회적 자아가 무언지, 사회성이 무언지, 사회적 실천이 무언지를 이 보다 더 잘 말해주는 자료는 없다. 61자 어느 한 글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서 한 글자, 한 글자, 낱낱이 뜯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대승기신론』을 마주하려면 최소한 이런 정도의 기초적 소양과 예는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1권에서는, 서분(序分)의 처음 네 구절, ‘귀명진시방(歸命盡十方) 최승업편지(最勝業徧知) 색무애자재(色無礙自在) 구세대비자(救世大悲者)’를 살폈는데 구세대비자(救世大悲者)가 바로 사회적 존재, 사회적 자아의 개념이다.

그리고 2권에서는 더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색무애(色無礙)의 관문을 돌파하기 위해 연기론과 자유의지, 무애(無礙)의 논리변증, 오시교(五時敎)와 관법(觀法)들을 살폈다. 색(色)에 걸려서는 구세(救世)니 대비(大悲)니 하는 개념들이 성립할 여지가 없고 사회적 자아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3권에서는 1권에서 다루지 못한 서분(序分)의 남은 부분을 뜯어보고 있다. 본질계인 법성(法性)과 진여(眞如)에 대해서, 대승기신(大乘起信)의 사회적 실천에 대해서, 이상향 건설의 믿음에 대해서 살피고 있다. 그리고 마명이 대승기신론을 지은 연유와 그 문제의식에 대해서 살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서분(序分)과 관련한 원효의 <소>와 <별기>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걸출한 인재들이 대승기신론을 연구했지만 원효를 능가하는 이가 없고 원효가 대승기신론을 다시 부활시켰다고 할 정도로 그의 <소>와 <별기>는 천재성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논리의 정치함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한다. 바늘 끝 하나 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치밀하다. 그래서 원효의 연구를 참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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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문명사도 저물고 있다. 어차피 막장이고 막다른 골목이다. 지금까지의 근대 인문이라든지 근대 과학성으로는 지금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가 없다. ‘사회성’, ‘사회적 자아’에 눈뜨지 않으면 이 역사의 강을 건널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진짜 우리가 분발해야 한다. 이제까지 사회적 실천이란 것은 한 때의 시행착오였을 뿐이다. 사회적 실천을 말하지만 ‘사회적 자아 없는 사회적 실천’ 그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정말 실천다운 실천을 해야 한다.

<대승기신론 강좌>는 아마추어를 위한 교양강좌가 아니다. 사회적 실천에 뜻을 둔 프로를 위한 거고 프로가 된다는 거는 곧 혁명을 한다는 거다.

혁명이라는 소리를 하니까 독자들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물론 구시대의 혁명, 시민혁명이니 사회주의 혁명이니 선거 혁명이니 그런 걸 의미하지 않는다. 그건 다 끝난 이야기들이다. 혁명(革命)은 문자 그대로 명(命)을 바꾸는 거다. 그에 대해서는 <제13강 : 이상향 건설의 믿음>, <제14강 : 사회적 실천, 원심(願心)에서 원력(願力)으로>, <제15강 : 기신(起信)이 곧 대승이다>를 참조하면 될 것 같다.

혁명은 티도 안 나게, 소리도 안 나게, 어느덧 성큼성큼 가 있는 것이다. 그런 혁명을 해야 한다. 마명이 대승의 믿음을 촉발시키고자하는 강설의 요체도 그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