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심과 유사한 의정(疑情)이란 것이 있다,
저 사람이 왜 저런 소리를 할까?
어떤 뜻으로 저런 소리를 할까?
아니면 무슨 꿍꿍이로 저러는 것일까?
이런 것이 의정이다,

그 다음에 의단(疑端)이 있다,
어떤 길을 가거나 어떤 일을 할 때,
진퇴양난의 끝자락에 이르렀을 때 의단이 일어난다,
일이 왜 이 모양으로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일이 잘 못 되었을까?이런 것이 의단이다,

그 다음에 보다 근본적으로 의심이다.
나는 뭔가?
이 일과 마주하고 있는 나는 뭔가?
나는 뭘 하고자 하는 놈인가? 
도대체 이 문제는 나와 무슨 상관인가?
이 문제와 상관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이것이 바로 의심이다. 

그런데 우리들의 통상적 의심은 대상화에 있다,
그러니까 자기를 뜯어보는 것이 아니고
남을 뜯어보는 것,
자기에서 비롯된 의문으로 가지 않고
남에서 비롯되는 의문으로 가져가는 것,

'저 사람이 왜 저러지?“
”부모들이 나를 키울 때, 문제가 있었지“
등등,,,이런 류가 있다

그래서 의심이 잘 못되면,
분별망상으로 가고 의심병으로 간다,

이런 의심병에는 약이 없다,

2

자기에서 비롯된 의심으로 가면 상호존중이 된다,
소통이 되면 상호존중이 된다,
소통과 존중이 되면 넘나들 수 있다,
왕래가 된다, 입출이 되고 거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의심을 잘못하면
절대 들지도 나지도 못하고 오고 가지도 못하며
주고 받을 게 없다. 

그래서 의정을 의심과 일치시키고
의단을 의심으로 가져갈 줄 아는
그러한 자기중심성, 자기 주인성 이게 있을 때
그 자는 참된 탐구자라고 한다,

거짓되지 않은 정성이 있는 자이다라고도 한다,
종교적인 표현으로 하게 되면 구도자이다
진정 종의 길에 든 자이다라고 한다,
의심을 제대로 하는 자가 진정한 종이고
그냥 잘 따르는 자,그 자는 종의 길에 든 구도자는 아니다.

 

3.
의정과 의단은 외경, 외물에서 비롯한다,
내가 어떻게 그것들과 연관할 것인가의 문제가 의정 의단이다,
내가 끌고 갈 것인가,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대등한 관계로 소통과 대화를 할 것인가? 의 문제가
의정과 의단이다,
그리고 의심은,
소통과 대화,,,
그러한 연관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
상호작용할 것인가?
내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가 의심이다,
진실한 의심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의정과 의단을 의심으로 일치시켜가고
발전시키는 것...이것이 인간발달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