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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이념이나 과학이 아니다
작성자 bangha
작성일 2016-03-14 (월) 14:25
   
철학은 이념이나 과학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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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철학 그 자체여야 한다. 철학이 현실이나 어떠한 문제를 적절히 설명하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적으로 아무런 실익이 없는 공허한 논리의 전개나 늘어놓거나, 현실적인 제반 문제와는 초연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철학의 본령은 사실의 실상과 그 객관적인 법칙의 명확한 구명에 있는 것이지 그 어떠한 형이하학적인 수단이나 방법에 의하여 굳이 낱낱이 검증되어질 것을 강요받거나, 그에 의존하여 존립하는 분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모든 현실적인 문제의 해명과 제반 학문을 선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여야 하고, 또 그러기에 충분한 사실의 구명과 논리의 정립이 필요한 것이며, 또 그들의 필요에 의하여서 적절히 검증되어지고 실천되어져야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철학은 이념과는 구분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념도, 하나의 관념의 산물이다. 즉 철학적 관념이다. 단지 그 논리적 정치성과 제한적인 타당성, 일정한 가설적인 상황이나 사실이 전제한다는 점 등이 그의 관념성과 허구성을 교묘히 은폐하고 있을 뿐이다. 철학이 세계의 궁극의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학문으로서 전체로서의 세계 그 자체의 가치성을 일반적 주체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라면, 이념은 사물에 대한 表象이나 의식 내용으로서의 사상의 표현으로서, 理性에 의한 최고의 개념으로서, 경험을 통제하는 주체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로서 철학의 하위 개념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철학적 기초가 확고하지 못하다면 이념은 일정한 지표와 방향성을 상실한 채 단순한 철학이라는 허울을 덮어쓴 철학적인 관념론으로 전락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철학이 그 스스로의 본령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적절하게 이념의 허울을 엎어 쓸 때에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거나 역사의 현상이 격심하게 부침하게 된다는 사실을 사회적 종교적 역사적인 경험으로부터 잘 알고 있는 터이다.

또한 철학은 과학과도 다르다. 과학이란 세계 속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事物을 탐지하여 그의 원리와 법칙을 포착하는 학문분야로서, 개개의 사물에 관한 한은 그의 정밀도와 법칙성을 검증할 수 있겠지만, 事物 일반, 존재 일반에 관하여, 특히 인간과 같이 의식이라는 독특한 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존재물에게까지 그러한 타당성을 입증하고 증명할 수 있겠는가에 대하여는 강한 의문이 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앞서서의 이념이 과학적인 검증을 기반으로 하여 철학적인 세계관에로의 강한 지향성의 표시라면, 과학은 철학적 세계관의 현실적 구체적 검증과 응용이라는 측면을 가지는 분야이다. 그러기에 자연 과학적 검증에만 의존하여 사고하거나 객관성을 확립하고자 할 때에는 인간 사회의 존재적 실상을 제한적인 영역에서만 파악하고 규정하게 되는 과오를 범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자체가 실재가 아닌 하나의 관념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자연 과학적인 관념론의 허구에서 철학이 헤어나지 못한다면 철학은 이미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며, 이념 또한 단순한 과학적 논리의 전개에만 급급한 언어적 유희나 논리학 정도의 한정적인 의미로 타락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사회 철학은 철학의 본령을 무엇보다 확고히 건립한 바탕 위에서 인간 및 사회를 그 스스로의 이성적 능력과 존재론적 본체적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수립되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두 가지를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먼저, 철학이나 세계관도 이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시대적 역사적 개인적인 상황이나 조건에 의하여 일정한 제약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조건적 제약성을 얼마나 극복하고 우주 본연의 실상에 다가설 수 있는가가 철학으로서의 운명과 생명력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며, 그의 진리성과 법칙성이 항상성과 불변성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를 결정짓는 것이다. 어떠한 하나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접할 때, 그 이론이나 주장이 당시의 사회와 문제를 어떠한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떠한 결론에 도달했는가를 부지런히 살피고 익히기 보다는, 학문적인 논쟁이나 역사적인 시시비비에만 급급하거나, 그들이 미처 하지 못했던 과학적인 추론이나 경험적인 검증에만 일조를 했을 뿐 진정으로 배우고 공유해야 할 그들의 문제의식과 사유와 삶의 자세를 본받고 배우려고는 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없지 않다.

다음으로 편의주의적 답습과 모방, 나아가서 사대주의를 들 수 있다. 과학적 검증과 철학적 사유와 현실적 생활, 특히 산업 기술의 발전에 따른 부의 창출 문제와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음으로 해서, 자연과학과 산업기술의 발달수준 여하에 따라서 마치 철학적인 사유와 현실적인 생활 및 역사의 발전성이 근본적으로 결정되는 듯한 논리를 정립함으로 해서,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역사와 역사의 주체들을 근본적으로 철학적으로 사유하지 못하거나, 그러한 능력조차 아예 소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과소평가하거나, 철학 자체를 모르는 야만과 미개인으로 치부함으로서 존재론적 사상적 역사적 선민의식이나 패권주의, 또는 소외감이나 사대주의 식민주의에 깊이 침체되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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