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차서(非次序)는 차서에 어긋난다는 의미다,

  삶의 차례와 질서가 망가진 것, 어긋난 것, 그런 의미다, 

  '차서'를 바로 잡지 않으면 고칠 수 없는 병, 그런 의이이기도 하다,  

a) 정알 귀가 열리면, 자연의 소리를 듣고 – 인디언들도 그랬다, 역사의 신음소리를 듣고 중생의 신음소리를 듣는다는 건데,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는 건데 우리는 가까이 있는 자식의 신음소리도 듣지 못한다, 병원에 실려갈 정도가 되어야 그때서야 들을까,,,,

b) 앞서 ‘방어망’을 치고 듣는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우리가 관계를 말하지만, <듣기>가 안되면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다들 각자가 다들 방어망, 방어벽 뒤에 숨어 있는데 무슨 말을 하고 무얼한들 만날 수가 없다. 각자 자기 우물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데, 어떻게 만날 수가 있겠는가? 관계가 성립하겠는가?

다들 듣는 척 하지만, 방어망 뒤에서 듣는 것이다, 방어망을 열고 듣지 않는다, 내 자존심, 내 이익, 내 기분과 감정, 나의 식견으로 방어막을 치고 그에 맞는 것은 통과시키고 맞지 않는 것은 걸러내고 듣는다, 거짓이고 진실이고 정의냐 부정의냐 이것은 관계가 없다, 그래서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려한다, ‘나’는 절대 변하지 않으려 한다,

‘방어망’이란 건 참 완강하고 기묘한 것인데, 아성(我城), 아집의 城인데, 죽을때까지 그걸 지킨다, 그걸 ‘자기’와 동일시 한다, 그것이 해체되거나 타격을 입으면 죽는 줄 안다,

c)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무식한 자이든 유식하고 박식한 자이든 그 방어망은 다를 바가 없다, 자기 식견에 벗어난 것을 막는 방어망의 작동은 다를 바 없다, 어떤 면에서는 유식하고 박식한 자의 방어망이 더 완강하다, 그들은 언제나 가르치려 드는데, 그게 ‘귀’가 죽었다는 반증이다, 자기 식견에 오만하고 – 같은 우물안 개구신세임을 잊고 – 자만하기 때문에 귀를 닫는다, ‘너들에게 배울 것은 없다’는 그래서 자기 지식을 자랑하고 과시하고 또 상대를 정벌하는 목적이 앞서기 때문에,

그렇다고 무식하고 무지하다고 해서 귀가 열려있는가? 천만의 이야기이다, 지하철에서 노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라, 건강 이야기를 하는데, 한쪽은 뭐가 좋다 그러면 다른 쪽에서는 또 뭐가 좋다는 식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이야기, 횡설수설을 한다, 각자의 식견에 갇혀있는 모습, 다를 바 없다,

d) ‘방어망’을 치고 듣는데,,,그런데 문제는 남의 방어망이라도 인정하면 좋은데, 그게 아니다, 좀 영악하고 눈치빠른 사람들은 자기 방어망을 열지 않지만 남의 방어망을 건드리지 않는다, 피해간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들은 남의 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려 한다, 방어망을 공격해서 항복시키려 한다, 예를 들면 종교적 광신도들이 이런 행태를 잘 보인다, 자기 믿음은 지고지순하고 남의 믿음은 사탄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그러니까 공격적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말인즉 소통이지만 소탕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대개의 경우, 공격적이다, 남의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면서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 남을 항복시키려 한다, 그래서 불가에서 하는 이야기,,,‘어떻게 나를 항복받는가?’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나를 항복받으면 성인 반열이라는 이야기이다, 나를 항복받는다는 것, 어리석은 방어망,나를 어리석게 만드는 방어망, 아집의 중력장을 헤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어렵다는 것 아닌가?

e) 그런데 이 방어망을 잘 돌파하는 자들이 있다, 간신배들,그리고 사기꾼들, 장사꾼들이다, 상대방의 방어망을 간파하고 아첨 아부를 하면서 자만심을 부추기고 허영심과 사치심을 조장해서 사기를 치고 목전의 이익을 과장해서 물건을 팔아먹는 장사치들이 그걸 잘 한다,

그런가 하면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자들에게는, 권위가 있거나 권세가 강한 자들에는 쉽사리 귀를 연다. 옆애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다가 인기인이란 사람이 한마디 하면 신주단지처럼 떠 받든다, 그렇게 방어망이란 것이 엉터리다,

f) 그러니까 방어망이란 것이 자기를 지켜주고 자기 하나에 유익한 것도 아니다, 자기를 망치고 해치고 자기 발전성을 막는 것이 방어망이다, 진실은 외면하고 충성스러운 말은 거부하고 그러면서 쪼잔한 이익에는 귀를 세우고 아첨하는 말에는 홀딱 넘어가는게 방어망이다, 적과 동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게 방어망이다,

그래서 우리 자신의 방어망이란 것, 다시 면밀히 실증적으로 실험적으로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기묘한지,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